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연구 중이거나 실제 발행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확산·가속화됐다. 기폭제는 페이스북, 중국, 코로나19, 세 가지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CBDC 플랫폼을 개발 중인 언체인(Unchain)의 이홍규 대표가 진단한 CBDC가 핫한 이유다. 그는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0' 2일차 발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언체인은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의 블록체인 기술 담당 자회사다. 이 대표는 언체인의 대표이자, 라인의 블록체인 개발 총괄 임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0월 중앙은행에 CBDC 발행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CBDC의 정의를 소개했다. 10월 BIS 리포트에 따르면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책임지는 국가 회계단위로 표시되는 디지털 결제 수단이다. 발행 주체가 각국 중앙은행이고 발행 대상이 자국 화폐인 경우 CBDC라는 얘기다.
그에 따르면 여러 나라에서 중앙은행이 CBDC 발행 준비에 나섰거나 실행하고 있다. 이를 야기한 주된 동기, 즉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 현상은 다음 6가지 유형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첫째는 금융의 포용력 문제다. 비대면 활동 확산 이전부터 현금 사용이 줄어 왔다. 현금을 다룰 수 있는 ATM이나 은행 창구도 줄고 있다. 현금 접근성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금을 대신하면서도 완전히 안전한 금융시스템으로 중앙은행이 CBD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둘째는 복원력이다. 이 대표의 발표 녹화가 있었던 전날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가 장애를 일으켜 30만~40만명의 이용자가 유튜브를 쓰지 못했다. 이처럼 지급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민간의 시스템은 불시에 운영이 중단돼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겪게 할 수 있다.
셋째는 현존 결제 시스템의 복잡성이다. 편의점에서 구매 결제시 제시해야 하는 QR코드와 같은 기술은 종류가 다양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여럿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과다. 하지만 특정 기업이 이 시장을 독점해 단일화한다면 그 역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넷째는 역외 결제 문제다. 한국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해외 거주 가족에게 송금을 한다. 이 때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고, 역외 송금을 위해 복잡한 절차와 상당한 소요 기간을 감수해야 한다. CBDC는 이런 불편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섯째는 추적성이다. 실물 현금의 사용 흐름은 추적하기 불가능하다. CBDC는 사용자들에게 현금과 같은 익명성을 갖게 하면서도, 범죄 발생과 같은 상황에서 그 흐름을 추적하는 기술적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관점으로 CBDC 도입을 원하는 곳도 있다.
여섯째는 재난지원금과 같은 국가 재정을 개인에게 직접 분배할 필요성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긴급 재난지원금의 지급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택했다. 이는 신용카드가 없는 취약계층 등에게 접근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언젠가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을 펼 때에도 국가의 재정을 개인에게 전달할 최적 방안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CBDC의 종류를 개인 소비자들이 지폐나 동전처럼 생활 속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 쓰는 현금을 대체하는 '소액결제용(retail)'과, 금융기관 간 결제나 거래를 처리하기 위한 '거액결제용(wholesale)'으로 구분하고 캐나다, 바하마, 동카리브, 캄보디아, 중국, 스웨덴 등 각국의 CBDC 도입·시범 사례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민간 지급결제시스템이 잘 발달된 금융선진국은 대체로 실험 목적으로 거액결제용 CBDC를 테스트해 왔고, 동티모르, 바하마 등에서는 소액결제용 CBDC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며 "예외로 스웨덴은 (지급결제시스템이 발달돼 있으나) 현금사용률이 굉장히 낮아 CBDC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러 나라에서 CBDC를 논하는 이유는 세 가지 사건으로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는 작년 7월 페이스북이 '리브라'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이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주요 통화 몇 개를 묶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향후 페이스북 사용자 22억명의 지급결제와 송금에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페이스북은 국가 시스템의 통제를 받지 않는 세계 은행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이를 시작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반발을 사 방향을 틀었다. 은행들은 22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움직임에 위협을 느끼고 블록체인 기반 CBDC를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중국이다. 중국은 올해 4월 4개 도시에서 비공개 CBDC 실험을 한 데 이어 지난 10월 심천에서 공개 CBDC 테스트를 진행했다. 인구 10억명 이상의 나라가 실질적인 소액결제용 CBDC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결제시장 98%는 민간기업이 만든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에 장악됐다. 공산국가인 중국은 CBDC 발행으로 이를 통제하길 원한다. 또 중국은 달러에 준하는 기축통화로 위안화의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달러화보다 앞서 위안화의 디지털화폐를 만들어 보급하려 한다. 중국 CBDC의 영향권에 있는 다른 나라도 이를 염두에 두고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은 코로나19다. 비대면 문화, 재택근무로 배달음식 주문 등의 디지털 거래가 급증하면서 현금 사용 비중은 급감했다.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가재정을 개인에게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정책이 집행됐고, 향후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이 시행될 경우에도 CBDC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CBDC 발행 계획이 전혀 없던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올해 일제히 이를 연구하게 된 배경이다.
이 대표는 "많은 중앙은행이 CBDC를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고 생각보다 많은 국가에서 CBDC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작년까지 CBDC가 많은 나라에 도입되려면 대다수가 10년쯤 걸릴 것이라 얘기했는데, 리브라·중국·코로나 이 3개 요인으로 훨씬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우선 CBDC를 도입하더라도 즉각 실물화폐가 대체되진 않고 당분간 함께 사용될 것이다. 개념검증이 이뤄지고, 기술이 안정화되고, 제도가 도입돼 실제 활용 단계에 진입하더라도 CBDC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검증하는 기간이 1~2년은 걸릴 것이다. 이후 중국처럼 몇 개 도시에서 시범서비스가 진행되고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다. 현금과 병행 사용되는 동안 CBDC의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현금을 대체할 수 있겠다 싶은 시점이 올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해결돼야 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CBDC 시스템을 구현할 때 결제 서비스를 위한 기능과 운영 시스템을 위한 기능이 정의돼야 하고, 기존 화폐처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은행간 정산 시스템도 24시간 중 자정께 하루 수십분가량 정산을 수행하면서 출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은데, CBDC는 그렇게 사용이 제한받는 시간이 없어야 한다. 시스템 장애 또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길어야 수 초 이내에 거래가 확정돼야 한다.
CBDC를 실험하고 있는 중앙은행들은 핀테크업체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간접 운영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기술문제 외에 법과 현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간접 운영방식은 기존 제도 하의 금융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고 CBDC를 도입할 수 있고 고객 접점을 만들 수 있다.
블록체인이 CBDC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고려된다. 기존 중앙화 시스템에 구축할 수도 있지만, 블록체인에 구축해 분산원장을 활용할 경우 네트워크상의 일부 서버가 죽더라도 정상 동장해 복원력·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CBDC 시스템 기술 공급자들은 2010년 중반부터 많이 등장했는데, R3의 코다(CORDA), JP모건의 쿼럼(Quorum), IBM의 패브릭(Fabric) 등이 유명하다.
라인도 CBDC 구축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다, 쿼럼, 패브릭처럼 우리도 오랫동안 플랫폼을 준비해 왔고, 많은 중앙은행에 소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언체인과 라인의 CBDC용 블록체인 플랫폼 지향점을 '속도, 확장성, 확정성을 갖춰 모두가 쓸 수 있는 금융에 특화된 블록체인'으로 표현했다.
이 대표는 "CBDC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은 단순히 분산원장 기술만 제공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라인은 메인넷뿐아니라 기술 개방성을 위한 오픈API, 거래 실사용자를 위한 지갑, 사용자의 현금 오용이나 이상 거래 탐지 등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라인은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와 각국 허가에 기반한 라인뱅크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링크'를 발행하고 거래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소액결제용 CBDC 영역에 알맞은 사업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머지 않은 미래에 저희 기술로 이런 화폐를 여러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CBDC 플랫폼을 개발 중인 언체인(Unchain)의 이홍규 대표가 진단한 CBDC가 핫한 이유다. 그는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0' 2일차 발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언체인은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의 블록체인 기술 담당 자회사다. 이 대표는 언체인의 대표이자, 라인의 블록체인 개발 총괄 임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0월 중앙은행에 CBDC 발행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CBDC의 정의를 소개했다. 10월 BIS 리포트에 따르면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책임지는 국가 회계단위로 표시되는 디지털 결제 수단이다. 발행 주체가 각국 중앙은행이고 발행 대상이 자국 화폐인 경우 CBDC라는 얘기다.
첫째는 금융의 포용력 문제다. 비대면 활동 확산 이전부터 현금 사용이 줄어 왔다. 현금을 다룰 수 있는 ATM이나 은행 창구도 줄고 있다. 현금 접근성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금을 대신하면서도 완전히 안전한 금융시스템으로 중앙은행이 CBD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둘째는 복원력이다. 이 대표의 발표 녹화가 있었던 전날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가 장애를 일으켜 30만~40만명의 이용자가 유튜브를 쓰지 못했다. 이처럼 지급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민간의 시스템은 불시에 운영이 중단돼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겪게 할 수 있다.
셋째는 현존 결제 시스템의 복잡성이다. 편의점에서 구매 결제시 제시해야 하는 QR코드와 같은 기술은 종류가 다양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여럿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과다. 하지만 특정 기업이 이 시장을 독점해 단일화한다면 그 역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넷째는 역외 결제 문제다. 한국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해외 거주 가족에게 송금을 한다. 이 때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고, 역외 송금을 위해 복잡한 절차와 상당한 소요 기간을 감수해야 한다. CBDC는 이런 불편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섯째는 추적성이다. 실물 현금의 사용 흐름은 추적하기 불가능하다. CBDC는 사용자들에게 현금과 같은 익명성을 갖게 하면서도, 범죄 발생과 같은 상황에서 그 흐름을 추적하는 기술적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관점으로 CBDC 도입을 원하는 곳도 있다.
여섯째는 재난지원금과 같은 국가 재정을 개인에게 직접 분배할 필요성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긴급 재난지원금의 지급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택했다. 이는 신용카드가 없는 취약계층 등에게 접근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언젠가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을 펼 때에도 국가의 재정을 개인에게 전달할 최적 방안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CBDC의 종류를 개인 소비자들이 지폐나 동전처럼 생활 속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 쓰는 현금을 대체하는 '소액결제용(retail)'과, 금융기관 간 결제나 거래를 처리하기 위한 '거액결제용(wholesale)'으로 구분하고 캐나다, 바하마, 동카리브, 캄보디아, 중국, 스웨덴 등 각국의 CBDC 도입·시범 사례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민간 지급결제시스템이 잘 발달된 금융선진국은 대체로 실험 목적으로 거액결제용 CBDC를 테스트해 왔고, 동티모르, 바하마 등에서는 소액결제용 CBDC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며 "예외로 스웨덴은 (지급결제시스템이 발달돼 있으나) 현금사용률이 굉장히 낮아 CBDC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러 나라에서 CBDC를 논하는 이유는 세 가지 사건으로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는 작년 7월 페이스북이 '리브라'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이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주요 통화 몇 개를 묶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향후 페이스북 사용자 22억명의 지급결제와 송금에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페이스북은 국가 시스템의 통제를 받지 않는 세계 은행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이를 시작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반발을 사 방향을 틀었다. 은행들은 22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움직임에 위협을 느끼고 블록체인 기반 CBDC를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중국이다. 중국은 올해 4월 4개 도시에서 비공개 CBDC 실험을 한 데 이어 지난 10월 심천에서 공개 CBDC 테스트를 진행했다. 인구 10억명 이상의 나라가 실질적인 소액결제용 CBDC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결제시장 98%는 민간기업이 만든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에 장악됐다. 공산국가인 중국은 CBDC 발행으로 이를 통제하길 원한다. 또 중국은 달러에 준하는 기축통화로 위안화의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달러화보다 앞서 위안화의 디지털화폐를 만들어 보급하려 한다. 중국 CBDC의 영향권에 있는 다른 나라도 이를 염두에 두고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은 코로나19다. 비대면 문화, 재택근무로 배달음식 주문 등의 디지털 거래가 급증하면서 현금 사용 비중은 급감했다.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가재정을 개인에게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정책이 집행됐고, 향후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이 시행될 경우에도 CBDC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CBDC 발행 계획이 전혀 없던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올해 일제히 이를 연구하게 된 배경이다.
이 대표는 "많은 중앙은행이 CBDC를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고 생각보다 많은 국가에서 CBDC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작년까지 CBDC가 많은 나라에 도입되려면 대다수가 10년쯤 걸릴 것이라 얘기했는데, 리브라·중국·코로나 이 3개 요인으로 훨씬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우선 CBDC를 도입하더라도 즉각 실물화폐가 대체되진 않고 당분간 함께 사용될 것이다. 개념검증이 이뤄지고, 기술이 안정화되고, 제도가 도입돼 실제 활용 단계에 진입하더라도 CBDC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검증하는 기간이 1~2년은 걸릴 것이다. 이후 중국처럼 몇 개 도시에서 시범서비스가 진행되고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다. 현금과 병행 사용되는 동안 CBDC의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현금을 대체할 수 있겠다 싶은 시점이 올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해결돼야 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CBDC 시스템을 구현할 때 결제 서비스를 위한 기능과 운영 시스템을 위한 기능이 정의돼야 하고, 기존 화폐처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은행간 정산 시스템도 24시간 중 자정께 하루 수십분가량 정산을 수행하면서 출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은데, CBDC는 그렇게 사용이 제한받는 시간이 없어야 한다. 시스템 장애 또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길어야 수 초 이내에 거래가 확정돼야 한다.
CBDC를 실험하고 있는 중앙은행들은 핀테크업체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간접 운영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기술문제 외에 법과 현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간접 운영방식은 기존 제도 하의 금융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고 CBDC를 도입할 수 있고 고객 접점을 만들 수 있다.
블록체인이 CBDC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고려된다. 기존 중앙화 시스템에 구축할 수도 있지만, 블록체인에 구축해 분산원장을 활용할 경우 네트워크상의 일부 서버가 죽더라도 정상 동장해 복원력·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CBDC 시스템 기술 공급자들은 2010년 중반부터 많이 등장했는데, R3의 코다(CORDA), JP모건의 쿼럼(Quorum), IBM의 패브릭(Fabric) 등이 유명하다.
라인도 CBDC 구축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다, 쿼럼, 패브릭처럼 우리도 오랫동안 플랫폼을 준비해 왔고, 많은 중앙은행에 소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언체인과 라인의 CBDC용 블록체인 플랫폼 지향점을 '속도, 확장성, 확정성을 갖춰 모두가 쓸 수 있는 금융에 특화된 블록체인'으로 표현했다.
이 대표는 "CBDC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은 단순히 분산원장 기술만 제공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라인은 메인넷뿐아니라 기술 개방성을 위한 오픈API, 거래 실사용자를 위한 지갑, 사용자의 현금 오용이나 이상 거래 탐지 등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라인은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와 각국 허가에 기반한 라인뱅크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링크'를 발행하고 거래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소액결제용 CBDC 영역에 알맞은 사업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머지 않은 미래에 저희 기술로 이런 화폐를 여러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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