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고배당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장사들의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된 만큼 이를 주주 친화 정책에 사용할 여력도 높아진 것으로 보고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은 총 20개로 집계됐다.
이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두산으로 9.40%에 달했다. 이어 쌍용양회(8.04%)와 현대중공업지주(6.47%), 효성(6.23%), 하나금융지주(6.20%)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연말로 갈수록 높은 배당을 실시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실제 이들 종목의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두산의 주가는 10월 말 4만6600원에서 지난달 말 5만5300원으로 1개월 사이에 18.67% 상승했고 현대중공업지주(30.30%), 효성(8.51%), 하나금융지주(11.35%) 등도 모두 올랐다.
올해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20개 종목 중 효성과 우리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메리츠증권 등을 제외한 15개 종목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업들의 현금 흐름이 개선돼 이를 배당에 사용할 가능성이 예년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은 3분기 기준 총 28조145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약 163.1% 증가했다. 특히 SK하이닉스(7조4000억원)와 삼성전자(3조9000억원) 등 IT 업종과 LG화학(3조3000억원) 등 석유화학의 증가폭이 컸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보다 잉여현금이 급증한 원인은 무엇보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자 기업들은 투자 지출보다 현금 확보에 주력했는데 내년 글로벌 수요 회복 사이클에 맞춰 투자 지출 확대도 이뤄져 과거보다 개선된 현금 흐름을 주주 친화 정책에 쓸 여력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금배당익 추정치가 지난해보다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영업이익 대비 현금배당액 비율이 2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코스피 현금배당액 추정치(보통주 기준)는 연초 31조6000억원에서 8월 말 28조3000억원까지 하향 조정된 이후 11월 29조2000억원까지 회복했다"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의미가 있는 수치"라고 말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비교적 소외됐던 배당주의 수급과 가격 모두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 회전율은 2014~2019년 138%에서 올해 310%로 2.2배 증가했는데 코스피200 고배당지수 회전율은 57%에서 104%로 1.8배에 그쳤다"며 "연초 이후 코스피가 19% 상승할 때 배당주는 1.7% 하락해 수급과 가격 모두 더 따라잡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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