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년도 본예산을 2조원 순증, 558조원의 예산을 통과시키는데 합의하자, 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본예산이 늘어난 건 지난 2009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서병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번 예산안 합의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 국민들께서 정말 우리 국민의힘을 이해해주실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제출 본예산은) 문재인 정권의 부채주도성장을 위한 예산이고, 미래세대착취예산이라고 할 예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심사 과정에서 2조원을 더 늘렸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국회가 정부 예산을 증액한 건 11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에 순증된 2조 2000억원은 국채발행으로 채우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국가채무 증가를 용인해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실패한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늘어난 가계부담과 종합부동산세, 소득세, 심지어 가산자산에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등 늘어난 세 부담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결과가 됐다”고 했다.
홍문표 의원도 가세했다. 홍 의원은 “이 정부가 세금 폭탄을 쏟아내고 있는데, 우리 국민의힘도 동조하는 정당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여론이 걱정된다”며 “당이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소화될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3차 긴급재난지원금 3조 6000억원, 코로나19 백신 예산 9600억원 등 증액을 주장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555조 8000억원의 예산을 2조 2000억원 순증하기로 합의했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예산을 3조원으로 책정하고,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해 약 9000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전체적으로는 7조 5000억원을 증액하고 5조 3000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협상안에 서명한 주 원내대표는 중진의원들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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