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소비재를 찾는 수요가 늘고, 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 등 연말 성수기를 맞아 해상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세로 해외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물동량 감소를 우려한 해외 선사들이 선박 투입량을 20∼30% 정도 줄였다.
해상 운송 수요는 늘고 선박 공급이 부족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하자 컨테이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해외 선사들은 앞다퉈 컨테이너선 운임을 더 올렸다.
컨테이너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올해 상반기 1TEU당 1800달러였던 컨테이너 가격은 11월 기준 약 3000달러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컨테이너 가격 급등을 틈타 해외 선사들은 수익성 높은 중국과 미국 노선에 집중적으로 선박을 배치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고, 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면서 중국 공장에서 미국으로 나가는 물량 주문이 쇄도했다. 그러자 중국은 컨테이너 물량을 늘리기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했다.
컨테이너 생산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중국이 컨테이너 공급 물량을 확대하지 않고, 선박 선점에 나서면서 현재 컨테이너선이 부산항 등 한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미국으로 나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이 겹치면서 한국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박과 선적 공간이 부족해졌다. 컨테이너선과 함께 물건을 싣는 컨테이너 품귀현상이 빚어져 국내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올 상반기까지 안정세를 유지하던 아시아-미주 노선 해상 운임은 올 하반기부터 급등했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보면 지난달 13일 기준 아시아-미주 서안 운임지수는 3887로 연초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2012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전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같은 기간 1857.33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주 노선 운임 상승세는 동남아 노선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아시아-동남아 운임지수는 지난달 13일 기준 728로 한 주 전보다 53.3% 급등했고, 10월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올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주 노선에 이어 동남아 지역으로 선박 부족과 해상 운임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정부의 국적선사 임시 선박 투입만으로 물동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운업 전문가는 "연말 성수기를 맞아 선적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중국 등 해외 선사들의 선박 선점과 가격 상승 움직임에 컨테이너 수급 불균형 현상은 지속할 전망"이라며 "머스크 등 외국 선사들의 선박 확보, 항공 등 대체 운송편 마련과 같은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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