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을 7월말 시행한 이후,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기록적인 가격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2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트리마제'는 지난 6일 전용면적 49.67㎡가 보증금 13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3.3㎡당 전셋값은 8653만원에 달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36.06㎡도 지난 8월 9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져 3.3㎡당 전셋값은 825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에서 3.3㎡당 아파트 전셋값 상위 5위를 차지한 거래가 모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에 이뤄졌다. 서울 아파트 3.3㎡당 전셋값이 5000만원을 넘는 단지는 지난해 55곳에서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89곳으로 증가했다.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7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이 1일 발표한 11월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66% 올라 전월(0.47%)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는 2013년 10월(0.68%)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현실화 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공급 물량이 증가해야 전셋값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공공임대 입주자 모집을 서두르는 등 임대공급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전세대책을 통해 향후 2년간 전국에 11만4000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공 임대물량이 내년 상반기에나 공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연말 전세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집을 내놓은 임대인들이 정부의 공공 임대가 공급되기 전까지 전셋값을 내리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 전세가격은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이달중 서울 5000가구를 비롯해 수도권 1만6000가구의 공실 공공임대 물량을 공급하면 민간시장의 전세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셋값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실 공공임대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보유한 공공임대 중 3개월 이상 공실인 주택을 입주 요건을 낮추고 한시적으로 전세 형태로 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내년부터는 공공 전세주택 1만8000가구(2021년 9000가구, 2022년 9000가구)도 공급한다.
전세대란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공급제도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실을 활용해서 바로 적용가능하고, 상당부분은 수도권에 물량을 배정하고 있기 때문에 1~2인 가구와 주거취약계층이 느끼는 주거 불안 문제는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공급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실제 다인가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역시 "공급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1~2인 가구에게는 어느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학군과 주변 인프라가 중요한 자녀 있는 가정은 입주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무조건적인 공급이 아니라 수요층에 맞는 적합한 공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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