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2일(이하 현지시간 현지시간) “미국은 호주와 함께할 것(shoulder to shoulder)”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인사라고 할 수 있는 설리번의 이같은 트윗은 '미국 동맹 재건'이라는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은 호주가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이후로 무역·외교에서 줄곧 호주와 충돌을 빚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8일부터 호주산 와인에 대해 최대 212%의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호주에 대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은 지난 5월 호주 4개 업체로부터 소고기 수입을 중단한 것을 비롯해 석탄, 면화, 목재 등 여러 품목의 수입을 막아왔다. 보리에는 80.5%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를 붙였다.
양국의 갈등은 최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논란이 되는 합성사진을 한 장 올리면서 폭발하는 모양새다.
이어 프랑스·뉴질랜드 정부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아프간에 파병한 모든 나라에 대한 모욕"이라고 중국을 비판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역시 1일 언론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사실과 다른 이미지 사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반중(反中) 전선이 두터워지는 가운데, 미국까지 호주의 손을 들어주면서 갈등은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호주인들은 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위대한 희생을 했다”면서 “지난 한 세기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미국은 동맹국 호주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함께하고), 동료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우리 공동의 안보·번영, 가치들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호주에 대한 중국의 강경한 태도는 다가오는 바이든 시대에 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또 호주를 향한 중국의 경제적 공격에 대해서는 "동맹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바이든 정부 시대에 앞서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 경고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국 국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영 언론은 호주에 대한 맹공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관영 영자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호주의 정치 엘리트들은 미국에 의지한 채 서방 국가 중 가장 극단적인 반중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태도 탓에 중국은 호주에 대해 가졌던 우호적 태도를 완전히 바꾸게 됐다"면서 "스스로 반성하지도 않은 채 오만하게 중국을 괴롭히고 있다"고 공격했다.
환구시보 역시 되레 호주가 중국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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