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도 공존했다. 임원으로 선임된 지 불과 3년 만에 사장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으로, 이날 SK E&S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1974년생인 추 신임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추 사장은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를 맡게 된다.
SK그룹은 3일 오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신규 선임 103명에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을 더해 총 107명의 승진 인사를 담은 각 관계사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사항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SK그룹 측은 “각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최측근이자 SK그룹 내 최고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히는 박 신임 부회장은 1989년 ㈜선경에 입사한 뒤 SK텔레콤 뉴욕지사장, SK그룹 투자회사관리실 CR지원팀장(상무), SK커뮤니케이션즈 사업개발부문장,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 SK C&C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신임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1998년 매킨지 재직 시절 최태원 회장이 발탁한 인물로, SK㈜ G&G추진단장(사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에너지신산업추진단 초대 단장·에너지화학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로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이 사장으로 승진·임명됐다. 추 센터장이 임원에 선임된 지 만 3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데 대해, SK그룹은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임원관리제도 혁신을 통해 상무,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등 임원관리제도를 혁신한 바 있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오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염 사장은 앞으로도 ESG 경영의 방향 제시와 과제 발굴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SK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바이오소위원회, 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배치했다.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 신임 부회장이 맡는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코로나19 등 경영환경을 감안해 예년에 비해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여성 인재의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예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임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 또한 34명으로 늘었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년 또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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