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과 돌봄] ② '돌봄'의 가치 인식할 때… 무급 돌봄 정책 대안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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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12-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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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사노동자, 필수노동자 포함시켜 제도적 보호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전업주부들에게 돌봄과 관련한 고통과 부담을 안기고 있다. 자녀 돌보의 절대시간 측면에서 전업주부는 거의 일방적으로 가정 내 돌본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전업주부의 스트레스는 '자녀와 떨어져 혼자 있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했다'고 답한 비율에서도 나타난다. 전업주부는 해당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45.2%로 압도적이었다. 맞벌이 여성은 18.7%가, 맞벌이 남성과 홑벌이 남성은 각각 3.9%, 5.0%만이 '매우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전업주부의 돌봄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의 관심과 배려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1월 월간 노동리뷰에 실린 '코로나19 팬데믹과 자녀 돌봄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전업주부는 다른 집단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자녀 돌봄 시간을 긍정평가하지 않는다"며 "이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돌봄의 부담이 무급 가족 돌봄과 무급 자녀 돌봄의 담당자인 전업주부에게 부과되고 있음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맞벌이 부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자녀 돌봄시간을 높이거나 가족 내 자녀 분담 비율을 높인다고 해도 전업주부의 시간 및 비율 증가와 비교하면 작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돌봄 정책에서 전업주부는 소외돼 있다는 게 은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정부나 사회는 일하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우려하고 일과 가정, 일과 자녀 돌봄, 일과 삶을 병행할 수 있는 여성의 삶을 보장하는데 관심을 쏟아 왔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일하는 여성의 고통에 관심을 쏟았다"며 "반면 자녀 돌봄을 전담하고 있는 전업주부의 무급 자녀 돌봄과 부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약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업주부의 자녀 돌봄 부담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가치를 인정해주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전업주부의 객관적, 주관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와 사회의 정책적 대안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센터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여성 노동에 대한 영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경제위기 때마다 반복되는 육아 및 가사로 인한 여성들의 고용단절은 돌봄의 사회화로 지연할 수 있다"며 "돌봄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돌봄의 질 제고로 이어지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한 "가사노동자를 필수노동자로 포함시키고 가사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화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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