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3기 코앞···정유사 '온실가스 저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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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12-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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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탄소배출권 거래제 3기 시행을 앞두고 정유4사가 저마다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종전 같은 사업을 지속하면 큰 재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들리면서 탄소 저감·친환경 사업을 급히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현재의 7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탄소 중립 그린 성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78만톤에 달했던 탄소배출량을 2050년 499만톤으로 줄일 예정이다. 목표 저감량 179만톤은 소나무 1270만 그루를 새로 심어야 정화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목표의 상당부분은 관련 신사업 진출로 달성하기로 하고 미래 성장동력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정유, 석유화학사 중 일반적인 탄소중립 성장 대신 미래 탄소배출량을 현재 수준보다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연구기관, 협력 업체와 공동 연구를 통해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탄산칼슘은 시멘트 등 건설자재와 종이, 플라스틱, 유리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메탄올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와 플라스틱, 고무, 각종 산업기자재를 만드는 데 쓰인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하반기부터 이들 기술을 순차적으로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한 예상 감축량은 연간 54만톤 수준이다. 상용화가 완료되는 2030년부터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효과도 기대된다.

공장 운영도 친환경 방식으로 전환한다. 현대오일뱅크는 2024년까지 현재 보유 중인 3기의 중유보일러를 LNG보일러로 교체한다. 한전 등 외부에서 공급받는 전력도 2050년까지 전량 신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대체해 연간 총 108만톤의 탄소배출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도 '탄소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일찌감치 탄소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IT 기반의 탄소인벤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모든 온실가스를 파악하고 기록한다. 단순히 탄소 배출량만을 알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감축 이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토대로도 활용한다.

연료에도 탄소 경영을 적용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사와 2033년까지 연간 70만톤의 LNG를 구매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GS칼텍스도 연료 교체를 통해 탄소 저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4월 여수공장 생산시설 가동을 위한 연료인 저유황 중유(LSFO) 전량을 공정 개선작업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LNG는 동일한 열량에도 저유황 중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다. 중유는 테라줄(TJ) 당 76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천연가스는 56톤 수준이다.

GS칼텍스는 이번 LNG 연료 대체로 이산화탄소 배출 뿐 아니라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미세먼지 유발 물질도 30% 이상 저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칼텍스 측은 탄소저감 등에 따른 비용 축소로 연간 115억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에너지는 태양광 설비 등을 건설해 온실가스를 절감하는 방법도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말부터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SK내트럭하우스 부산 신항 사업소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본격 가동했다. SK에너지는 작년 7월부터 부산 신항 사업소의 화물차 주차면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해왔다.

주차면을 활용한 것은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면적을 최대로 확보해 발전용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부산 신항 사업소 한 곳에서만 995.4kwh의 태양광 발전용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용량 3kwh 수준인 주택용 태양광 발전시설과 비교하면 300배가 넘는 규모다.

정유 4사가 이 같이 탄소 저감을 추진하는 것은 내년부터 시행될 탄소배출권 3기를 감안한 일로 분석된다. 탄소배출권 3기 시행 하에서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대규모 부채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탓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존을 걱정할 정도의 한계에 달했다"며 "때문에 온실가스 문제로 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변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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