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미국 국방부가 SMIC를 비롯한 △중국해양석유(CNOOC) △중국국제전자상무중심그룹(CIECC) △중국건축공정총공사(CCT) 등 총 4곳을 무역 제재 목록(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미국 국방부의 블랙리스트는 기존 화웨이와 △하이크비전 △차이나 텔레콤 △차이나 모바일 등을 비롯해 총 35곳으로 늘어났다.
해당 목록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하거나 연계돼 통제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기업들을 미국 국방부가 꼽은 것으로, 중국 정부가 군사적 목적으로 민간 기업의 기술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려는 의도다.
아울러 지난달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고 내년 1월 11일에 발효하는 행정명령에 따라, 내년 11월부터 증권 매입을 비롯한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투자도 받지 못한다.
특히 이날 목록에서 관심을 끈 것은 이미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상태인 SMIC다. SMIC는 화웨이와의 주요 거래사일 뿐 아니라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설계) 업체로서 중국 반도체 산업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미국 상무부는 군사적 목적 전용 가능성을 이유로 미국 기업이 SMIC에 물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기 전 면허를 취득하도록 통보했다.
업종상 미국의 반도체 기초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에,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물리 장비와 소프트웨어까지도 제품별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해당 제재는 SMIC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실제 SMIC는 자체적으로 올 4분기부터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기초 기술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SMIC가 필수적이기에, 이날 미국 국방부의 추가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반도체 굴기'의 숨통을 옥죄려는 의도라고 평가된다.
이날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바이든 당선자의 취임 전 중국과 미국의 긴장을 고조할 것"이라면서 "퇴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강경파로서 유산을 공고히 하고, 바이든 역시 향후 중국 강경파 입지를 피할 수 없도록 밀어넣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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