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의 가장 큰 포인트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교체와 ‘친문(친문재인)’ 중진인 전해철 의원의 행안부 장관 입각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 부동산 정책의 전환과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관리라는 점에서다.
특히 성난 부동산 민심과 달리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 장관의 교체는 의외였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 출범 원년 멤버로 3년 6개월 동안 총 24번의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지만, 부동산 사태는 ‘인물’과 ‘정책’의 전환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 장관은 기피 1순위 국무위원인 것이 아픈 현실”이라며 “언젠가 바뀌긴 해야겠지만, 김 장관이 사실상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을 온 몸으로 막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 역시 개각 때마다 교체설이 흘러나왔다. 다만 문 대통령이 김 장관 교체를 전격 발표한 것은 급격히 악화되는 여론을 계속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번주 3일과 4일 각각 발표된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그동안 ‘콘크리트 지지율’이었던 40%대가 잇따라 무너지며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실적으로 추 장관이 징계위 절차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어차피 교체대상이었던 김 장관으로 여론을 어느 정도 달래려는 의도로 읽힌다.
추 장관은 윤 총장과의 갈등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 처리 등으로 검찰개혁 과제를 마무리한 뒤 교체될 전망이다. 문대통령은 내년 초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등의 교체로 ‘순장조’ 진용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경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화 여부에 따라 유동적이다.
청와대는 김 장관의 교체와 관련해 “그동안 실적이 부족하다거나 성과를 못내는, 경질은 아니다”라며 ‘퇴로’를 열어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김현미 장관이) 성과를 많이 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요구들이 있다”면서 “지금 좀 더 현장감 있는, 실제 현장에서 주택공급을 해보고 건설을 한 분이 체감형의 정책들을 추진해나가는, 바뀌어졌거나 달라진 상황에 능동적인 대처를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창흠 신임 국토부 내정자가 획기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수 출신’이라는 한계 때문에 부처 장악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 의원의 행안부 기용은 내년 4월 재보선을 겨냥한 인사로 해석된다. 청와대와 여권은 3선 국회의원의 경험으로 원활한 선거 관리를 기대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을 지냈고,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을 일컫는 이른바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 중 한 명으로 정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 수석은 “국회에서 권력기관 개혁, 과거사진상규명, 사법개혁 등에서 노력해온 변호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이라며 “그동안 지방자치법, 지방세개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지방분권과 지방재정, 그리고 지역균형발전 등 지방자치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국면의 중심에 있었던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김 장관과 함께 정부 원년 멤버로 오래 일해 왔던 만큼 자연스러운 교체로 보고 있다. 재임 기간 중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나름대로의 소임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와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면에서 박 장관을 교체하는 것에 대해 “그동안 한국이 코로나19에 아주 잘 대처하는 나라로서 유지가 돼 왔고, 장관이 바뀌었다고 해서 방역 체계의 혼선이나 공백, 차질 이런 우려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인지 감수성 집단학습’ 등 각종 실언으로 일찌감치 교체 1순위로 꼽혔던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는 평가다.
후임인 정영애 여가부 장관 내정자는 국내 대표적인 여성학자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균형인사비서관, 인사수석 등을 거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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