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원 현대자동차 UAM사업부장(부사장)은 4일 열린 현대차그룹 온라인 콘퍼런스 '2020 오픈 연구개발(R&D) 데이'에서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UAM 사업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UAM은 수직이착륙(VTOL)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PAV·personal air vehicle)의 개발부터 제조, 판매, 인프라 구축, 서비스, 유지·보수 등 도심 항공 이동수단과 관련한 사업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도심의 혼잡한 교통 정체로 인한 이동 효율성 저하, 물류·운송비 등 사회적 비용 급증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UAM 시장 확대··· 도시, 인간 중심으로
신 부사장은 "UAM 시장이 확대되면 대중에게 새로운 교통수단을 제공해, 교통혼잡이 줄어들 것"이라며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즐기고자 하는 활동에 더욱 시간을 쏟는 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또 "현재 지상교통을 가능케 하는 수많은 도로, 주차시설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린다"며 "주차 등으로 활용되는 시설의 20%를 공연, 박물관 등으로 바꿀 수 있다면, 도시는 인간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도 UAM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40년에는 UAM 시장이 1조5000억 달러(약 16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부사장에 따르면 PAV 콘셉트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200대가 넘는다.
그는 "100여년 전 인류가 비행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항공기 콘셉트를 구상했던 항공 태동기와 매우 유사하다"며 "지상이동성과 항공이동성이 끊어짐 없이 완벽하게 연계된다면, 이동방식과 물류 이동방식을 혁신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수립 등 과제 산적··· 현대차, 대량생산 체제 강점
신 부사장은 UAM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4가지 도전과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봤다.
△배터리·자율주행·소음·경제성·지상 및 항공 교통 통합과 같은 기술적 과제 극복 △안전표준, 인증방법 등 새로운 정책 및 규정수립 △새로운 항공교통관리 시스템 구축 △스카이포트,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등이다.
신 부사장은 "이 과제들이 동시에 개발, 진전돼야 한다"며 "단순히 비행체만 만들어 내는 건 시장 확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우선 소음을 줄이고, 친환경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봤다. 신 부사장은 "통상적인 비행기는 내연기관 엔진이라 소음이 크다"며 "이는 배터리 전동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기는 무게가 중요한 만큼 배터리의 고출력·경량화가 과제"라며 "장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UAM 시장이 본격 열리면 도시 위에서 한두대가 아니라 수백대가 날아다닐 수 있다"며 "친환경적이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규제 등에 관해서는 "현재는 서울 4대문 안으로 헬리콥터 등 비행체가 들어오지 못한다"며 "이런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기보다,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제성과 접근성도 핵심이다. 신 부사장은 "일반 택시보다는 비싸지만, 사람들이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023~2026년 몇 개 회사들이 시범 운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대량생산체제 등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이 PAV 개발에 강점을 가졌다고도 강조했다.
신 부사장은 "UAM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대는 운항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기존 항공 OEM이 비행기를 소량생산하는 방식으로는 할 수 없고, 스타트업들은 양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기업은 대량생산체계를 갖추고,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사업을 하기에 적합하다"며 "현대차는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수소연료전지 기술도 갖고 있고, 기체 OEM이 되면 자동차를 판매하듯 다른 회사에 PAV를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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