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농산물 운송용역 입찰 담합...CJ대한통운·한진 등 12개 회사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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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12-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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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54억4900만원, 검찰 고발

[사진=아주경제 DB]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하는 비축농산물의 운송용역 입찰에서 한진·CJ대한통운 등이 12년에 걸쳐 은밀하게 담합하다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실시한 수입농산물 운송용역 입찰에 담합한 12개 운송회사에 시정명령과 총 54억4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9개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담합에 가담한 12개 화물운송 사업자는 국보, 동방, 동부건설, 동원로엑스, 디티씨, 롯데글로벌로지스, 세방, CJ대한통운, 인터지스, 천일정기화물자동차, 케이씨티시, 한진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담합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수입한 쌀·참깨 등 일반 농산물과 신선도 유지가 필요한 양파·감자 등 냉장 농산물을 부산항으로부터 전국 각지의 비축기지로 운송하는 용역의 수행자를 선정하기 위해 실시한 입찰에서 이뤄졌다.

2006년 3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실시한 총 60건의 수입농산물 운송용역 입찰에서 각 입찰별로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투찰 가격, 물량 배분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계약금액은 총 550억원에 달한다.

이들의 담합은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했다. 2006년 3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실시된 각 입찰에서는 12개 사업자가 모두 참여해 낙찰자의 순번을 정하고 투찰 가격을 공유했다. 낙찰받은 물량은 각 회사가 균등하게 배분했다.

2009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는 2개의 조로 나눠 조별로 입찰에 참여했다. 참여 사업자의 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워지자 고안한 방법이다.

2014년에는 낙찰자 선정 방식이 최저가 낙찰제에서 적격심사제로 변경됨에 따라 다시 12개 사업자 모두 입찰에 참여했다. 적격심사제는 능력 있는 업체를 선정하고 입찰담합을 방지하기 위해 이행능력 평가 점수와 입찰가격 점수를 종합적으로 심사해 적격 판정을 받은 사업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제도다.

이들은 투찰 가격을 사전에 공유하고, 낙찰받은 물량을 사전에 정해진 순번에 따라 배분하는 방법으로 담합했다.

이는 낙찰 가격 상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담합 참여 사업자 중 누가 낙찰을 받더라도 낙찰받은 물량을 균등하게 배분했기 때문에 경쟁 입찰의 취지도 무력화됐다.

이처럼 12개 사업자가 담합한 것은 낮은 낙찰률 때문이다. 운송사들은 2006년 1월에 실시된 수입농산물 운송용역 입찰에서 경쟁으로 인해 낙찰률이 71.4%로 낮게 형성돼 충분한 수익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이 이렇자 입찰 담합을 통해 경쟁을 회피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결과 첫 담합인 2006년 3월 낙찰률은 98.4%로 껑충 뛰었다.

공정위는 12개 사업자 모두에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동부건설을 제외한 11개 사업자에겐 총 54억 4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동부건설은 조사 착수 전에 회생절차가 종료돼 대법원 판례에 따라 과징금 부과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보, 동방, 동원로엑스, 디티씨, 롯데글로벌로지스, 세방, CJ대한통운, 인터지스, 케이씨티시 등 9개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류기업 대부분이 조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화물운송 전 분야에 대한 담합 예방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자료=공정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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