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비건] ①왕이에 맞불 놓는 비건 이번 주 방한…마지막 임무는 '反中 전선' 동참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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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1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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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비건 부장관, 8일 서울 방문"

  • 왕이 中외교부장 이어 美비건도 방한

  • 미·중갈등 속 한·미관계 강화 힘쓸 듯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7월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이번 주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25~27일 2박 3일간 공식 방한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맞불을 놓는 격이다.

비건 부장관은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 20일 이전 퇴임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 기간 그의 마지막 임무는 한국에 대한 반중(反中) 전선 동참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 속 한국을 자국 편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한·미·일 3각 안보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8일 서울을 방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등 한국 고위 당국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8월 대북특별대표에 임명된 비건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열 번째로, 지난 7월 7~9일 방한한 이후 5개월 만이다.

대북특별대표로서의 마지막 방한 기간 비건 부장관은 북한의 도발 방지를 위한 한반도 정세 관리와 차기 행정부를 위한 원만한 인수인계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그런 와중에도 비건 부장관이 왕 부장의 공식 방한 직후 한국을 찾으면서 그의 이번 방한이 미·중 갈등 상황과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선 이후에도 미국 국무부가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전략적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과 시행해온 5개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5개 프로그램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전적으로 자금을 지원, 운영하는 중국의 소프트웨어 선전도구라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또 같은 날 중국 공산당 당국자들과 공산당 산하 '통일전선공작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 제한 조처를 했고, 전날(3일)에도 중국 공산당원과 직계 가족에 대한 미국 방문 비자 유효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한 달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역시 최근 한·미 동맹 관계를 거듭 강조하며 반중 전선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내퍼 부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 경제 파트너십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그간의 한·미 공조에 대해 "훌륭한 성공을 거뒀다"며 "앞으로 몇 달, 몇 년 후에도 계속 성장하면서 역내 가장 강력한 최고의 동맹 중 하나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미·중 전략적 경쟁 국면 속에서 한·중 양국의 밀착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국제정세협의회(WAC)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도 한·미·일 3국이 중국의 악의적 행동에 맞서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 기조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유지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국제 규범에 따라 행동할 것을 촉구하며, "중국이 국제 규범을 따를 시 미국이 중국과 함께 행동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과 상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비건 부장관의 방한 역시 그 연장선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비건 부장관이 금주 한국을 찾아 보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비건 부장관에 앞서 방한한 왕 부장은 "신(新)냉전에 반대한다",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등의 발언을 통해 미국과의 경쟁에 전략적 모호성을 기조로 거리를 뒀다.

다만 그가 2박 3일 방한 기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박병석 국회의장 등 국내 정치권 인사를 두루 만나 한·중 양자관계 강화를 역설하면서 한국에 미·중 갈등 속 자국 편에 설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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