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전 팔자" 부산 강서·창원·파주 매물 최대 98%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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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12-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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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지더에듀팰리스부영' 전용 136㎡, 지난달 11.5000억으로 신고가…현재 호가는 14억

[아파트실거래가(아실) 캡처본]

정부가 지난달 경기 김포, 부산 5개 구, 대구 수성구 등 7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인근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직 비규제 지역인 부산 성산구·경남 창원·파주 등지에서 '규제 전 팔자 심리'로 매물이 최고 98%까지 치솟고 있다.  

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부산 강서구 매매 매물은 878건으로, 11·19 대책 다음날인 지난달 20일(443건)보다 무려 98.1%가 급증했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가능성 소식이 들리면서 그동안 팔지 못하고 묵힌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모양새다. 

규제 사정권에서 벗어난 또 다른 지역인 경남 창원시와 경기도 파주시 매물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창원 성산구 매매 물건은 모두 1840건으로, 지난달 20일 1018건에서 80.7%가 늘었다. 파주는 20일 전 1739건에서 이날 2403건으로 늘어나면서, 38.1%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산 강서구는 규제 지역에서 제외된 데 더해 가덕도신공항 소식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의 11월 다섯째 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인 0.68%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명지신도시의 대단지인 '명지더에듀팰리스부영' 전용면적 136㎡는 지난달 11일 1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규제 직전까지만 해도 7억원에서 8억원 사이를 웃돌던 데에서 4억원가량이 뛴 셈이다. 현재 이 평형의 호가는 14억원에 달한다.

명지신도시에 위치한 명가공인중개사무소의 이만혜 대표는 "규제도 규제지만, 우선 정치권 인사들이 가덕도신공항을 거론하면서 집값이 미친 듯이 뛰었다"며 "20년 동안 공인중개사 일을 했지만, (강서구 집값이) 이렇게 치솟는 건 처음 본다. 30년 넘게 업계에 있던 분들도 같은 반응"이라고 전했다. 

창원 역시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주 경남 집값 상승률은 전주(11.23%) 대비 11.3% 올라 8개 도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창원에서는 성산구가 1.54% 오르며 가장 크게 올랐다. 성산구 반림동 2699가구 대단지 '노블파크'의 전용 130㎡는 지난 10월 30일 8억3000만원에 매매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현재 호가는 10억원에 이른다. 

반림동 H공인 대표는 "추석 지나고 외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물건들이 싹 빠졌다가 지금은 조금 잠잠해졌다. 조금씩 물건이 쌓이는 분위기"라면서 "창원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매수 문의가 조금 뜸해졌다"고 말했다.

성산구 리치부동산의 이기찬 대표는 "외지인들이 갭투자를 한다며 지난 9월께 창원을 찾은 이후 특정 지역 대단지·재건축 아파트, 상대적으로 전세와 매매 격차가 크지 않은 입지 좋은 신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지금은 호가가 너무 올라 거래가 주춤해지면서 관망세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투기 수요에 따른 정부의 핀셋규제는 어쩔 수 없지만, 되레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잇따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풍선효과는 있을 수밖에 없다. 저금리 시대에 대체투자처를 찾지 못한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는 것"이라면서도 "투기과열 양상을 띠는 지역을 규제하지 않을 수도 없기에 정부에서도 규제 범위를 조정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럼에도 부작용을 아예 없애긴 힘들다. 정부의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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