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된 호텔업계가 '가정간편식(HMR)'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연말 홈파티 등을 계획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초 창궐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거세다. 최근에는 확진자 수가 600명을 웃돌며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정부는 오는 8일 자정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한다. 사실상 연말까지 '멈춤' 상태가 된다.
호텔가는 울상이다. 예년같으면 크리스마스 기간부터 연말까지 뷔페 레스토랑을 비롯해 호텔에서 주최하는 갈라 디너나 송년 음악회, MICE 행사로 '특수'를 누렸겠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에 행사나 모임이 줄줄이 취소된 탓에 특수는 꿈도 못 꾸는 형편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일찌감치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을 출시했다.
지난 8월 말 쓱닷컴 단독 상품으로 첫선을 보인 이 상품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중식당 호경전의 대표 메뉴를 재현한 밀키트로, 조선호텔 조리 경력 27년을 자랑하는 셰프가 개발에 나선 제품이다.
호텔이 선보인 이 밀키트는 출시 100여일만에 판매량 10만개를 기록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이에 판매처를 쓱닷컴 새벽배송에서 전국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해 판매 중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 리테일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프리미엄 볶음밥 3종((XO 새우 볶음밥, 광둥식 돼지고기 볶음밥, 삼선 볶음밥)과 중화 대표 요리 밀키트 짜장과 짬뽕 외에도 추가로 이베리코 목살 김치 볶음밥, 스파이시 타이 해산물 볶음밥 등 HMR 상품을 개발,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RSP팀 오세창 팀장은 "비대면과 편리미엄(편리+프리미엄의 합성어)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밀키트 등 간편가정식 시장이 큰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조선호텔 셰프의 노하우를 담은 퀄리티 있는 프리미엄형 간편가정식 시장을 적극 개발·공략하겠다"고 전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대표이사 문석)도 신선 간편식(HMR) 전문기업 프레시지와 함께 '63 다이닝 키트(63 Dining Kit)'를 출시했다. 이번 제품을 시작으로 레저&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반영한 체험형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적극 추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63다이닝 키트는 실제 63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그대로 담아낸 것에서 더 나아가 전문 셰프가 연출한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가니쉬(음식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곁들이는 것)도 포함했다.
셰프가 직접 시연하는 동영상도 함께 제공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와 함께 선보이는 63다이닝 키트는 셰프의 시연 동영상을 보며 요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63레스토랑을 방문해야만 즐길 수 있었던 음식을 원하는 곳에서 손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프리미엄 밀키트 제품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역시 비대면 서비스를 확장해 배송이 가능한 고메 제품과 HMR 제품을 판매 중이다.
명월관 갈비탕을 비롯해 온달 육개장과 간장게장 등의 인기 보양식 밀키트 제품은 물론, 워커힐 수펙스 김치 등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르 파사쥬의 오픈키친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워커힐의 대표 레스토랑 '피자힐'의 인기 피자 메뉴를 포장해갈 수 있는 '투고(To Go)'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래드 호텔 역시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를 '마켓컬리'에 출시하며 HMR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 쓱닷컴(SSG.COM)에 입점하는 등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채널 확대 및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침구부터 타올, 거울까지 호텔 객실에 투숙하며 사용했던 제품들을 집에서도 이용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위해 글래드숍을 오픈하고 호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호텔 외에도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나 카카오쇼핑,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채널에서 만날 수 있도록 채널과 상품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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