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정부는 연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대를 기록하자 '본격적인 대유행에 진입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가장 확진자 수가 많은 수도권은 오늘(8일)부터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해 확산을 막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현장에서는 지금 수도권 상황이 거리두기 2.5단계로 올려도 쉽지 않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역학적 연결고리가 확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상에서의 감염자가 나온다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이미 1~2주 전 단계를 올렸어야 했다고 지적한 엄 교수는 "2.5단계 효과는 2주가량 지나야 나올 텐데, 그러는 사이 700~800명, 1000명까지도 환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방역만 놓고 보면 이미 2.5단계도 늦었다. 전파 양상과 계절적 요인, 시기를 고려할 때 예전 같은 격상 효과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효과가 발휘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꽤 긴 시간이 지나야 할 수도 있다"며 유행의 여파가 3월까지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의료시스템 붕괴다. 꾸준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이미 중환자 병상 부족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수술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최 교수는 "중환자 병상이 확충되지 않으면 이동이 어려워 적절한 처지를 받지 못해 예후가 안 좋아지는 경우들이 생기게 된다. 신규 환자 발생 후 일주일~열흘 후에 쓸 병상이 점유돼 있어야 하는데 이미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7일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규 확진자가 615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3만8161명이다. 지난달 19일부터 하루를 빼면 400명대는 3차례, 500명대는 6차례, 600명대는 3차례, 나머지는 모두 3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사망자는 4명 늘어 누적 549명이며, 위중증 환자는 1명 늘어 126명으로 증가했다. 격리 해제는 173명 늘어 2만9301명이다.
울산에 있는 양지요양병원에서는 하루에만 5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91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 100세가 1명, 90대가 12명, 80대가 24명으로 대부분이 고령자라 더욱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울산시는 요양병원발 집단 감염이 확산되자 오늘부터 내일까지 구군과 합동으로 지역 요양병원 40곳에 대한 방역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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