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금융이 뭘까" 중국, 그림자금융 정의 첫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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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12-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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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그림자금융 넓은 의미·좁은 의미 나눠

  • 포스트코로나 시대 그림자금융 관리 강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중국이 비(非)제도권 금융인 이른바 '그림자금융'에 대한 정의를 처음으로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감독하겠다는 중국 감독 당국의 의지가 읽힌다. 
中, 그림자금융 정의 기준 구체화
7일 중국매체 제일제경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CBIRC·은보감회)는 지난 4일 '중국 그림자금융 보고서'를 발표해 그림자금융을 정의할 수 있는 4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시스템이 아닌 제2금융권 등에서 이뤄져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대출을 말한다.

4가지 기준은 구체적으로 ▲신용대출 발행 기준이 은행 신용 공여보다 낮다는 점 ▲복잡한 사업구조이거나 지나치게 높은 레버리지(차입) ▲낮은 투명성과 불완전한 정보공개 ▲높은 상환압박 및 리스크 전염성이다. 

아울러 은보감회는 그림자금융을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 두 가지로 나눠서 정의했다.

넓은 의미의 그림자금융에는 위탁 대출, 자본투자신탁, 은행자산관리 상품, 증권자산관리 상품, 온라인 P2P(개인간) 대출, 소액대출, 무허가 기관의 소비자 금융 등이 포함됐다.

은보감회에 따르면 넓은 의미에서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84조8000억 위안(약 1경 4000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치인 2017년(100조4000억 위안)보다 약 16조 위안 감소한 것이다. 

좁은 의미의 그림자금융은 은행 간 자산관리 상품, 온라인 P2P 대출 등 넓은 의미에서의 그림자금융 가운데 리스크가 더 큰 상품만을 포함했다. 좁은 의미에서의 그림자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39조1400억 위안이었다.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2016년 51조 위안 대비 약 12조 위안 줄어든 수치다. 
 

중국 그림자금융 규모 변화 추이. [자료=은보감회]

중국에서는 그간 그림자금융이 건설업과 제조업, 인프라 투자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연계돼 있을 뿐 아니라 펀드업계와도 맞물려 있어 당국은 단속에 힘써왔다. 하지만 그림자금융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정의를 구체화한 것과 관련해 "그림자금융은 절대 사라지지 않고 기존의 금융 시스템과 오랫동안 공존할 것"이라며 "특히 분야별 그림자금융의 역할과 리스크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림자금융에 대한 지속적인 감독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보감회 관계자는 "그림자금융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림자금융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스크가 높은 기관을 관리해 전체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질서를 지키고 금융시장의 규범화되지 않은 업무를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바이두]

중국, 포스트코로나 시대 그림자금융 관리 강화
중국 당국은 2016년 하반기부터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를 본격적으로 강화해 왔다. 그림자금융으로 흘러간 자금이 부동산 거품을 일으키고 지방정부의 부채도 가중시키고, 그림자금융이 펀드 업계와도 맞물려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중국의 전체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2017년도 그림자금융 증가 속도가 둔화됐고, 2018년부터는 규모가 약간 축소됐다.  지난해 말 기준 넓은 의미에서의 그림자금융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였다. 같은 기간 은행업 총자산의 29%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그림자금융은 다시 확산세를 보였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 발발했던 올해 1분기에만 중국 그림자금융 자산 규모는 1000억 위안 늘어난 59조1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2017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던 그림자금융 자산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무디스는 경고했다. 

이에 규제 당국은 시스템적 금융 위험을 완화하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정세가 가져온 도전을 맞서고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통계 모니터링을 개선하고 리바운드를 엄격히 방지하며 리스크 격리를 설정하는 등 관리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중국 당국의 노력으로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2021년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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