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한 엘엔벤처그룹 대표는 암호화폐의 경제적 가치를 떠나 블록체인 기술 그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ICO 열풍과 사기 논란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조작할 수 없는 블록체인 본연의 보안 기능을 활용해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내는 2017년부터 ICO를 많이 했는데, 당시에는 블록체인 후진국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백서 한 장 써 놓고, 돈이 들어오면 정작 기술은 구현하지 못했다. 투기판을 만들어 악용한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근본적으로 메인넷 운영체계를 개선하려고 하지만, 한국은 서비스로 해결하려고 했다. 이제는 백서 써서 코인을 만들어도 돈이 안 들어온다. 실력으로 표현해야 하는 3세대가 시작됐고, 엘엔벤처그룹도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체 직원은 60여명 규모.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이 대표 자본금만으로 운영되는 엘엔벤처그룹은 메인넷 하나를 개발하는 데만 8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만류했지만, 이 대표의 고집으로 현재의 회사를 만들었다. 굳이 창업을 하지 않고 보유 자산으로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블록체인에 미쳤으니까 도전했겠죠”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사용자간 거래 내역을 반영하려면 15초가 걸린다. 이 시간 동안에는 합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대용량 데이터의 처리속도를 빠르게 해야 한다. 우리는 립체인을 통해 실질적으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이중체인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개발되면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화가 가능하다. 페이먼트와 IoT(사물인터넷) 사업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엔벤처그룹의 목표는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코인 시장 열풍으로 덧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보안이라는 본질에 충실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로 진출하려고 한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코인 시장으로 오해를 많이 샀을 뿐이지, 실제로 전 세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며 “데이터 보안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데, 블록체인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저희는 원천 기술 개발에 집중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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