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투자제국] '창업투자 고수' 레이쥔 3대 투자병기

"15년간 32차례 앤젤투자…투자수익률 최대 1000배 거두기도"

샤오미투자팀, 샤오미산업기금, 순웨이캐피탈 통해 전문적 투자

레이쥔 샤오미 창업주. [사진=바이두]

레이쥔(雷軍)은 사실 중국 토종스마트폰 기업 샤오미 창업 이전부터 일찌감치 앤젤투자계 고수로 불렸다.

앤젤투자자는 초기 단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혹은 기관을 일컫는다. 직접 경영자문·지도 등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킨 후 투자 이익을 회수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중국의 한 매체는 "레이쥔이 15년간 진행한 앤젤투자만 32건으로, 최대 1000배 투자수익률을 거둬들인 적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벤처투자계 대부 쉬샤오핑(徐小平)이 일찍이 가장 좋아하는 앤젤투자자로 레이쥔을 꼽았을 정도다. 그는 "레이쥔은 창업하듯 투자하는 걸 좋아한다.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친구들과 논의해 주저없이 투자자를 찾아 회사를 차렸다"고 평했다.

레이쥔은 최근엔 보다 전문적인 팀과 펀드를 통해 창업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중국 온라인매체 제멘왕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쥔의 투자병기는 크게 세 가지다. 샤오미그룹 투자팀, 샤오미창장산업기금(小米長江產業基金, 이하 샤오미산업기금), 순웨이캐피탈(順為資本)이 그것이다. 

우선 샤오미그룹 투자팀이다. 제멘에 따르면 샤오미 투자팀의 투자방식은 독특하다. 다른 벤처캐피탈처럼 사업계획서나 기업가치를 조목조목 따지지 않는다. 대신 투자 타깃이 된 벤처기업에게 "향후 1년간 필요한 돈을 대줄테니 지분 15~20%를 내어달라"라는 식이다.

또 대다수 투자자들이 창업팀, 데이터, 수익률을 고려하는 것과 달리 샤오미는 제품과 기술, 그리고 트렌드를 중시한다. 제멘왕은 "샤오미 투자팀에선 한시간 만에 투자를 결정하는 등 신속히 투자 결정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샤오미 생태계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다. 2018년 기준 샤오미 생태계 기업은 이미 100개를 넘어섰다.  레이 회장은 앞서 2013년 샤오미 생태계 계획을 공개했을 당시 5년 안으로 100개 스타트 업에 투자할 것이라는 야심을 밝힌 바 있다. 샤오미가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해 인큐베이팅하는 시스템이 바로 샤오미 생태계다. 

중국 간판 로봇청소기 업체 스터우과기(石頭科技, 로보락)와 전동스쿠터 원조기업 나인봇(九號 주하오), 스마트워치 브랜드 화미(華米)와 스마트가전 브랜드 윈미(雲米) 등이 모두 샤오미가 직접 키운 생태계 기업들이다. 

레이쥔의 또 다른 투자 병기인 샤오미산업기금은 2018년 9월 총 120억 위안 규모 자금을 조달해 만든 것이다. 중국 민영기업이 꾸린 산업기금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기금 출범 당시 레이쥔이 직접 선진제조업, 스마트제조업, 산업용 로봇, 무인공장 등 4개 핵심 방면에 투자할 것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은 장기적인 비전을 보고 비교적 천천히 투자가 이뤄지는게 특징이다. 중국 제조업 업스트림 방면에 주로 투자하며 단기적 수익률보다는 10년 이상의 장기간 함께 성장해 나갈 기업에 투자한다고 한다. 실제로 해당 기금이 투자한 중국 반도체 기업만 십 여곳에 달한다고 제멘왕은 전했다. 

이밖에 순웨이캐피탈은 레이쥔이 벤처기업 투자를 위해 2011년 직접 차린 벤처캐피털이다. 투자와 인터넷업계 고수들로 구성해 만들었다. 레이쥔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주로 모바일, 인터넷플러스, 스마트 하드웨어, 스마트제조, 농촌인터넷 등 업종에 투자하고 있다. 주요 투자기업으로는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와 샤오펑, 우유잉위(51톡), YY, 바이트댄스, 콰이서우, 나인봇 등이 있다. 
 

주요 투자기업. [자료=순웨이캐피탈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