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양형을 결정할 요소 중 하나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두고 전문심리위원들이 평가를 내놨다. 준법경영이 강화됐다는 평가와 함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송영승·강상욱 부장판사)는 7일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속행공판에서 삼성 준법위를 평가할 심리위원 3명을 불러 의견을 들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추천한 홍순탁 회계사와 이 부회장 측 김경수 변호사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대구고등검찰청장 출신인 김 변호사는 "준법위는 최고경영진 준법감시 특화 조직"이라며 "외부 독립 조직이지만 관계사 조사나 이사회 의견 제시, 총수 등 최고경영자(CEO)에 필요한 권고나 조치를 할 수 있는 다양한 권한이 있다"며 적절한 감시·통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총수를 비롯한 경영진이 준법 의지가 없으면 실효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이런 부분은 총수 스스로 깊은 자기성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지정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은 "준법감시 조직이 강화된 측면은 있지만 새로 발생할 (경영상 위법 활동) 위험을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강 전 재판관은 준법위가 CEO 등에 대해 폭넓게 감시 활동을 펼치고, 삼성 관계사들이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지속가능한 준법경영 컨설팅을 받는 점 등은 긍정적으로 봤다. 동시에 위원장과 위원 인선에 그룹 관계사가 개
입하는 점은 독립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5분쯤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80번째 출석이다. 취재진이 '삼성 준법위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느냐', '심경이 어떤가' 등을 물었지만 어떤 답도 하지 않고 곧바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다음 재판은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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