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의 정치학] ②숫자에 일희일비 안 한다고 했지만…정권 평가 ‘바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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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0-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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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단임제 한계 속 필연적 레임덕 적신호

  • 취임 초 고공행진 뒤 임기 말 수직낙하 반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검찰개혁 등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양양 낙산사 보타전의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사진(오른쪽). 추 장관은 강원 북부교도소가 개청한 지난달 20일 개청식에 참석한 후 수행원들과 함께 낙산사를 찾아 노 전 대통령 영전에 참배하고 정념 주지 스님과 환담했다. 낙산사는 2005년 산불에 소실된 사찰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지원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영정을 모셨다. 왼쪽은 2018년 5월 입적한 설악산 신흥사 조실 설악당 무산 대종사의 영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역대 정부마다 지지율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하지만 지지율이 중요한 것은 국정동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수치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지지율 급락 등 임기가 끝난 후에는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수감되는 흑역사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기도 하다.

문 대통령 집권 4년차 1분기 지지율은 역대 다른 대통령에 비해 높다. 문제는 임기 후반에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반전카드’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 정부 최대 성과로 꼽히는 남북 문제도 냉각기에 접어든지 꽤 됐다. 다만 아직까지 역대 정권처럼 권력형 게이트가 드러나지는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1988년 57%의 지지율(한국갤럽 기준)로 시작해 5년차에는 12%로 주저앉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년차 2·3분기 8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가 5년차 4분기엔 한 자릿수인 6%로 수직 낙하했다. 집권 4년차에 터진 이른바 ‘한보 게이트’로 레임덕이 오면서 여당 대선 주자인 이회창 전 총리에게 권력이 기울기 시작했다.

취임 초 금융실명제 실시와 역사 바로세우기 정책 등으로 고공행진을 벌이다가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초 71%의 지지를 받으며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3년차 말에도 5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집권 4년차에 진승현·정현준·이용호 등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그 후 차남 홍업씨와 3남 홍걸씨가 구속되면서 임기 마지막에 24%까지 지지율이 하락했다.

60%대 지지율로 시작한 참여정부는 대북 송금 특검 실시 등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초부터 흔들렸다. 이후 ‘탄핵안 가결 역풍’으로 지지율이 반등했다가 집권 4년차에 부동산 정책 실패가 여론의 표적이 됐다.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서도 줄줄이 탈당하는 등 여권 분열을 겪으며 4년차 4분기에는 지지율 12%까지 찍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초 참모진 인사 논란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등으로 1년차 2분기에 21%로 떨어졌다. 이후 친서민정책 등을 추진하며 30~40%의 지지율을 유지해 오다 집권 4년차에 친형 이상득 의원과 ‘왕 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구속됐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24%의 지지율로 끝을 맺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한 해인 2013년 3분기 6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등으로 위기가 찾아왔다. 악재에도 박 대통령은 30%대 지지율을 꽤 오랫동안 유지했다.

그러나 집권 4년차인 2016년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급락했고, 같은 그해 12월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탄핵안이 가결됐다.

대통령들의 수난사는 재판과 연결돼 있다. 현재 가장 고령의 전직 대통령은 1931년생으로 올해 89세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 88세, 이명박 전 대통령 79세, 박근혜 전 대통령 68세 순이다.

이 가운데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의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교정시설에 수감돼 있다.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2년 남짓 수감 생활을 하고 1997년 말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특사)으로 풀려났다.

1925년생으로 한국 유일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9년 84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만 63세를 일기로 2009년 극단적인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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