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강한 국방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날 충남 논산시 국방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안보과정 졸업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화해와 협력, 공존이라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설정하셨던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화해와 협력 정책'을 늘 강조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졸업생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드리고 싶다"며 우선 균형 잡힌 안보전문가로 거듭나기를 당부했다.
이어 "남북문제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구축해나가는 뛰어난 전략가들이 바로 여러분 중에서 나오기를 희망한다"며 "일상과 안보를 연결하는 힘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
끝으로 정 총리는 "사적 안보를 넘어, 기후 위기와 감염병, 국가 재난 같은 새로운 형태의 안보 위협에도 늘 준비하고 대비해달라"고도 말했다.
다음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8일 2020 국방대학교 안보과정 졸업식 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국방대학교 안보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210명의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시지는 못하지만,
곁에서 힘껏 응원해주신 가족 여러분, 감사합니다.
해외 각국을 대표해서 오신 14개국 15명의 외국군 수탁생 여러분께도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특별히 두 배로 축하드릴 분들도 계십니다.
먼저, 스리랑카 투샤라 대령님과
캄보디아 소티라 대령님이 준장으로 진급하셨습니다.
대한민국 해군 아홉 분, 육군 아홉 분도 중령에서 대령으로 진급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성민철 육군대령님은 첫 딸을 출산하는 경사스러운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졸업식 이후에도 여러분께 기쁜 일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 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어느 때보다 교육과정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크셨을 줄로 압니다.
지난 1년간 체계적인 교육에 힘써주신 국방대학교 교직원 여러분과
김성일 총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기 계신 졸업생 여러분은 잘 모르시겠지만,
사실 저도 과거에 국방대학교 안보 교육과정에 기여를 좀 했습니다.
2017년에 안보과정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고, 작년에는, ‘정치문화’ 수업시간에 50분 강연을 했습니다.
당시 주제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과 정치의 역할’이었는데,
박수도 많이 받고, 생각보다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졸업생 여러분께도 안보와 관련해,
한 말씀만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병법서가 있습니다.
동양에는 손무가 쓴 손자병법이 있고,
서양에는 클라우제비츠가 쓴 전쟁론이 있습니다.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거나, 싸워 이겨야 할 경우에도 피해를 최소로 하라”는
전승(全勝)전략을 강조합니다.
전쟁론은 “적의 중심을 찾아 총력을 다해 공격하고, 최대한 빨리 파괴해 승리하라”는
파승(破勝)전략을 강조합니다.
즉, 손자병법의 전승전략은 非군사적 지략을 강조하고,
전쟁론의 파승전략은 군사적 수단을 중시합니다.
이 두 전략은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될 때,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안보 역시 그렇습니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강한 국방의 바탕 위에서, 끊임없는 남북대화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올해는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햇볕정책’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신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화해와 협력, 공존이라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설정하셨던
김대중 대통령님께서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화해와 협력 정책’을 늘 강조하셨습니다.
졸업생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손무나 클라우제비츠를 뛰어넘는,
균형 잡힌 안보전문가로 거듭나 주십시오.
국방대학교 안보과정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안보 교육의 장입니다.
지난 1년 간 여러분은 국가안전보장은 물론, 국가위기관리와
국가미래전략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이고 깊은 교육과정을 마쳤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안보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되셨습니다.
물리적 억지력과 유연한 외교력을 함께 아우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해 주십시오.
남북문제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구축해나가는
뛰어난 전략가들이 바로 여러분 중에서 나오기를 희망합니다.
둘째, ‘일상과 안보를 연결하는 힘’이 되어 주십시오.
이곳에서 배우고 터득한 안보에 대한 식견을 바탕으로,
각자의 업무에서도 늘 안보를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배우고 익힌 정확한 안보 지식과 정보를
주위 분들에게 널리 알려주는 일에도 적극 힘써주십시오.
셋째, 군사적 안보를 넘어, 기후 위기와 감염병, 국가 재난 같은
새로운 형태의 안보 위협에도 늘 준비하고 대비해 주십시오.
외국인 수탁생 여러분들께도 당부합니다.
돌아가시면, 여러분의 조국과 대한민국 간 안보, 군사와 외교 부문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2020년도 국방대학교 안보과정 졸업을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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