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對中 석탄 밀수출로 4000억원 수입"…정부 "미·중 등과 정보공유"

WSJ, 美 국무부 고위관료 위성사진 분석 보도

"北, 제재 감시 안피하고 대놓고 對中 밀수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미국 국무부로부터 받은 북한의 대중(對中) 불법 석탄 밀수출 위성사진.[사진=WSJ 웹페이지 캡처]

북한이 대중(對中) 석탄 수출로 올해 4000억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는다.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감시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선박에 인공기를 꼽는 등 대놓고 수출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관료들과 국무부로부터 받은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 국적의 선박들이 지난 1년간 수백 차례에 걸쳐 중국 닝보-저우산으로 석탄을 실어 나른 정황이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그동안 유엔 회원국의 감시망을 피하고자 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 환적이나 외국 국적 선박을 동원해 밀수출을 진행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가 WSJ에 제공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국적의 선박들이 중국 닝보(寧波)-저우산(舟山) 인근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부의 위성사진은 지난 8월 12일 자에 찍힌 것으로 사진 속 선박에는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가 달려있었다.

중국 역시 대북제재 위반에 크게 개의치 않고 북한의 석탄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19일 자 위성사진에는 중국 국기를 단 바지선이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싣고 있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 고위급 관리는 WSJ에 “북한이 더는 제재 감시를 피하려고 애쓰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직접 운송은 2017년 제재 채택 이후 처음 목격하는 큰 변화”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석탄 410만 mt 규모의 석탄을 중국에 수출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 석탄을 t당 80~100달러로 팔았다고 가정하면 북한은 지난 9월까지 대중 석탄 수출액은 3억3000만~4억1000만 달러(약 3585억~4455억원)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WSJ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대유행) 이후 북한과 중국 간 육로 국경이 닫힌 상황에서 석탄 수출 수입은 북한에 특히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중국과 북한 간 석탄 불법거래 증가는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에 특별한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WSJ 보도에 대해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차례 계속된 보도”라고 언급하며 “보도 외에도 첩보 등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미국, 중국 등 관련 당국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국자는 미국, 중국 등과 관련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