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신임 사장, ‘포스트 이재용의 남자’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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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12-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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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 "제약 산업 일류화 가속" 기대

  • 분식회계 의혹 수사 부담 적어 경영에만 몰두 할 수 있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임 사장[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존림 신임 사장은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에서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지 약 2년 3개월 만에, 삼성그룹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 부문의 수장이 됐다.

◆미국 R&D 센터 등 글로벌 전략과 맞닿은 인사 

존림 신임 사장은 3공장 업무를 총괄하면서 김태한 전임 사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하지만 1979년 삼성이 설립한 제일합섬에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삼성맨 ‘김태한 사장’과는 다른 행보를 취해왔다.

그는 여러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특히 공정부문 재무관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존림 신임 사장은 2004년 미국 제약사 지넨텍에 입사해 생산제조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2010년부터 2018년 8월까지 로슈에서 글로벌제품 개발부문 CFO를 역임했다. 그해 9월 삼성에 합류했다.

삼성 역시 그의 글로벌 경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승진 배경에 대해 “존림 사장은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에서의 쌓은 성공 노하우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 바이오 제약 사업의 일류화를 가속화하고 대한민국 바이오 제약 사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선 존림 신임 사장의 내정을 두고 지금까지 내실에 무게를 둬왔다면 이제 글로벌 전략에 더욱 힘을 주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존림 사장의 취임은 의약품 위탁 개발(CDO)의 글로벌 진출 전략 강화의 의미가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연구개발(R&D)센터를 열고,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넥스트 도어 CDO 파트너’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포스트 이재용의 남자’ 타이틀 가져갈까…분식회계 의혹 수사 부담 적어

존림 신임 사장의 내정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은 ‘이재용의 남자’라는 타이틀이다. 전임 김태한 사장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바이오 부문을 초기부터 맡아오면서 이재용의 남자로 분류됐다. 그 뒤를 잇는 존림 신임사장이 이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높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존림 사장은 김 전 사장과 달리 분식회계 의혹에서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그는 분식회계가 한창 불거진 2018년에 삼성에 합류했다”면서 “그는 경영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포스트 이재용의 남자’ 타이틀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인천 송도 4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7400억원을 들여 2023년까지 공장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4공장은 25만6000리터 규모다. 4공장 신설은 잇단 수주로 현재 1~3공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9건, 1조7718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2.5배에 달한다. 그만큼 존림 신임 사장의 갈 길도 바쁘다. 고(故) 이건희 회장 때부터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을 적극 추진해온 만큼, 이 부회장의 의중에 따라 존림 신임 사장이 숙제와 같은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확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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