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그룹들이 앞다퉈 스타트업 육성·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혁신 기업이 협업한 결과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KB이노베이션허브'를 통해 총 35개 스타트업에 183억원을 투자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시키는 KB금융 산하의 핀테크 랩(Lab)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KB금융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111개 스타트업을 선발해 육성했으며, 투자한 금액은 509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은 혁신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까지 누적 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금융도 내년부터 연간 200억원 규모를 스타트업들에 직접 투자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2015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48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452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자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을 통해 업무환경 및 경영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24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와 대출을 합해 총 1292억원의 금융지원에 나섰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지원한 업체 수는 243개, 투융자 지원액은 1787억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2022년까지는 500여개의 혁신창업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195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331억원의 직·간접 투자를 진행했다.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자사 은행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그룹들이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인 것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원큐(1Q) 애자일랩(Agile Lab)'을 운영하면서 9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육성했는데, 이 가운데 12개사와 공동 사업을 진행했다. 최근 자행 모바일 앱의 얼굴인식 인증 및 차용증 이체 서비스 등을 도입했으며, 하나생명에는 보험상품 진단 및 추천 서비스를 스타트업과 공동 개발해 제공했다. 하나금융의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이 프로그램에서 육성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사업을 진행한 결과물이다.
금융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 가운데 '디지털 뉴딜'에도 부응할 수 있는 데다,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