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강경화 코로나 발언, 앞뒤 계산 없는 '망언'"

김여정, 8일 강경화 장관 코로나 발언 비난 담화 발표

강 장관, 중동서 "北 코로나 확진자 0명, '이상한 상황'"

김여정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욱 냉기 불어넣는 격"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은 전날 ‘남조선외교부 장관 강경화의 망언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라는 제하의 담화를 통해 강 장관이 최근 중동 지역 국제안보포럼 ‘마나마 대화’에서 한 발언을 지적했다.

김 제1부부장은 “며칠 전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 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조치들에 대해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면서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 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랭기(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 속심 빤히 들여다보인다.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되어야 할 것”이라며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한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을 예고했다.

강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초청으로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 제1세션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석해 “북한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모든 신호는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통제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좀 이상한 상황(odd situation)”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강 장관은 “북한이 우리의 코로나19 보건 협력 제의에 잘 반응하지 않고 있다(unresponsive)”면서 “공중 보건을 위한 각종 협의에 북한을 초대할 용의가 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을 언급했다.

한편 김 제1부부장 명의로 담화가 나온 것은 지난 7월 10일 북·미 비핵화 협상이 연내 개최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대미(對美) 담화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그는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조건이 담긴 대미 담화를 통해 미국 독립기념일 기념행사 DVD를 개인적으로 얻으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허락을 받았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 명의의 마지막 대남(對南) 비난 담화는 지난 6월 17일이었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20주년 축사에 대해 “철면피한 감언리설을 듣자니 역스럽다”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