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바통을 넘겨주기로 했던 국토교통부 산하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의 존속기한이 이달까지라는 점이다. 정부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이 활동하기 전까지 시장감독 기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기구를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9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및 부동산서비스산업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이르면 내년 2월 임시국회에 상정된다.
이 중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서비스산업법에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근거가, 같은 당 허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거래신고법에 분석원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본래 일정은 이달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와 국회 본회의 법안 처리까지 끝낸 후 내년 초부터 부동산거래분석원을 가동하는 순서였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8월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안에 부동산감독기구(당시 가칭 부동산거래분석원) 관련 근거법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먼저 발의한 법부터 처리한다‘는 국회 원칙상 법안 처리가 늦어졌고, 이에 맞춰 법의 집행 방식을 만들어야 할 정부 일정도 뒤로 밀렸다.
국회 국토위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먼저 제출된 법안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법안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며 “내년 2월 국회 임시회에서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내년 4월 예정된 서울·부산 보궐선거 표심을 의식해 법안을 수정하느라 지체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지만 원안에서 수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법안 발의 시점을 보면 부동산거래신고법(9월 17일)보다 서비스산업법(11월 6일)이 두 달이나 더 늦다. 따라서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근거법은 더 늦게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이로써 이달까지 존속기한을 두고 국토부 산하에 임시조직으로 운영한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의 바통을 이어받는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법이 지연되면서 생길 부동산시장 감독기능의 공백기에 임시조직을 만드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규정상 현 조직(불법행위 대응반)을 더 운영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능이 단절되면 안 되기에 인력이나 기능상 변동은 없고 형태만 다르게 가져갈 생각이다. 적당한 때에 법 지연 상황과 향후 대응에 관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부동산거래분석원은 지난 8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대책 실효성을 위해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후 논의가 이어져 왔다.
현재 안건은 부동산 관련법 위반에 관한 분석과 신고내용의 조사, 정책 관련 정보의 관리·분석, 부동산 범죄 관련 수사기관 협조 업무를 담당하는 내용이다.
요청 가능한 자료로는 △주민등록전산정보 △등기기록 △각 소관 법에 따른 국세·지방세·법인세·상속세·증여세 관련 증명자료 △보험료 납부·금융거래 내역 등이다.
이 밖에도 국회에서 만든 법을 집행하기 위해 정부가 만드는 시행령에 법률에 미처 담지 못했으나 실무적으로 필요한 '그 밖의 정보'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광범위한 권한 탓에 정보를 독점한 ’빅 브러더‘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정부는 현행법이 유명무실한 상황이라 부동산 불법거래 단속 실효성이 낮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현재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이 조사 목적에 쓰기 위해 법무부와 기재부 등에 요청한 11가지 유형 자료 중 9가지는 현행법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제공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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