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전국에 걸쳐 확보한 방대한 소매 유통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금융사는 이를 토대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상호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방식으로 저마다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이는 수요층 입장에서 편의점이 간단한 금융 플랫폼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탓이 크다. 고객들은 뛰어난 접근성을 갖춘 편의점에서 상품 구매는 물론 금융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추세다.
10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편의점은 워낙 다양한 고객들이 드나드는 채널이다 보니, 업체 입장에서 이에 따른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용이하다"며 "사실상 빅데이터 인프라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유통 공간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융권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기 교수는 "편의점이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기가 더욱 높아진 것은 맞지만, 기존 상품 판매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순 없다. 이번 금융 서비스 도입은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사업 모델 다각화의 연장선으로 이해해도 좋다"며 "앞으로도 편의점에서는 특유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테스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편의점 금융 콘텐츠는 이미 일본에서 보편화된 방식의 콘텐츠 융합 모델"이라며 "일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편의점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중심으로 고객들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해왔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은행 점포 수가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간단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편의점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교수는 "이 같은 흐름의 변화는 편의점이 전국 곳곳에 방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특히 앞으로 인구가 희박한 도서·산간지역의 경우 이 편의점 금융 서비스가 더욱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 수요층이 간단한 금융 업무를 보기에는 은행보다 뛰어난 접근성을 갖춘 편의점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업계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이종 산업 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과 금융 업계 간 상부상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각 분야에서 쌓은 유통·금융 빅데이터 및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공동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 다변화로 금융사들은 이에 발맞춰 빠르게 신개념 금융 상품을 개발해나가야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많은 고객들의 정보가 녹아있는 편의점의 빅데이터을 활용하면, 이들의 금융 패턴까지 파악할 수 있다. 편의점은 정량적 측면에서도 은행보다도 방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최적의 협업 파트너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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