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주(州) 검찰들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회사인 페이스북에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칼을 빼 들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사들여 시장 경쟁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게 이유다.
페이스북 외에도 미국 정부는 지난 10월 구글에도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20여 년 만에 미국 정부가 IT 공룡 기업에 칼을 흔들면서 본격적으로 빅테크기업에 견제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안 코너 FTC 경쟁 사무국장은 "개인적인 소셜 네트워킹은 수백만 미국인들의 삶의 중심이 된다. 독점적인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페이스북의 행동은 시장 경쟁을 방해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FTC는 과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사내 이메일을 통해 인수·합병과 관련한 발언을 한 점을 주목했다. 지난 2008년 저커버그 CEO는 "그들과 경쟁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버리는 게 더 낫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바 있다.
함께 소송을 제기한 르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청장 역시 페이스북이 두 기업을 인수한 것에 문제가 있었다며 날을 세웠다. 제임스 청장은 "지난 10년 동안 페이스북은 독점적 지배력을 이용해 크고 작은 경쟁사들을 짓눌렀다. 이로 인해 기업 간에 경쟁이 사라져 사용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페이스북은 경쟁사들을 사들여 땅에 묻어버리는 전략(Buy and Bury)을 택했다"고 꼬집었다.
또 FTC는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왓츠앱 인수·합병을 무효화하고 이들 회사에 분할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코너 사무국장은 "우리 목표는 페이스북의 반경쟁적인 행위를 되돌려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페이스북은 경쟁사가 자사 앱에 대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식으로 반독점법을 어기고 있다고 FTC는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역사를 다시 쓰려고 한다"며 즉각 반박했다. 페이스북이 이들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했을 당시에는 승인해놓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의 제니퍼 뉴스테드 법무 자문위원은 "가장 중요한 점은 FTC가 제출한 53쪽에 달하는 소장에서는 그들이 몇 년 전 인수를 승인해줬다는 사실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승인 번복을 시도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에 어떤 거래도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는 냉정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페이스북은 당시 규모가 작았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해 오늘날 많은 소비자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15년간 70개 기업을 사들이며 몸집을 키워왔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약 1조800억원)에, 2014년에는 당시 메신저 앱 1위였던 왓츠앱을 190억 달러(약 20조 600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 앱 10개 가운데 3개(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신저)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앱 전체 사용자 수는 27억4000만명에 이른다.
정부의 이번 소송을 놓고 반독점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블룸 스트레티직 카운슬(Bloom Strategic Counsel)의 세스 블룸 대표는 "이미 6~8년 전에 이뤄진 인수건을 뒤집는 것은 매우 어렵다. 법원 역시 이들 기업의 합병을 무효화해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의 인수·합병 절차가 자사의 경쟁을 위한 행위였다는 정부의 주장은 구시대적"이라고 꼬집었다.
소송전에 휘말렸다는 소식에 이날(현지시간 9일) 페이스북 주가는 장중 전날 대비 4% 추락했다. 그러나 이후 낙폭을 회복해 1.93% 미끄러진 277.9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0월 미국 법무부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에서 반경쟁적인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인 '크롬(Chrome)'을 스마트폰에 선탑재하는 대가로 휴대폰 제조업체 등에 수십억 달러를 줬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구글의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미국에서만 무려 88%에 이른다. 때문에 다른 검색업체들이 구글과 경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줄어들었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법무부는 "구글은 경쟁을 무력화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좁힐 뿐 아니라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익을 나눠주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어 타사 앱의 설치를 막았다고도 꼬집었다.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사실상 스마트폰 제조사를 '매수'했다는 얘기다.
당시 구글은 정면 반박했다. 소비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심각한 결함이 있는 소송이라는 것. 그러면서 구글은 "소비자들이 구글 사용을 강요받거나 대안이 없어서 구글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구글 사용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구글보다 앞선 지난 1998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도마 위에 올랐었다. FTC는 당시에 컴퓨터를 구입하면 자동으로 깔려 있는 MS의 운영시스템(OS)을 문제 삼았다. 대형 컴퓨터 제조업체들과 담합해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와 메신저 등 자사 제품들을 기본으로 설치하게 했다는 것. 또 FTC는 타사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컴퓨터 제조업체에는 불이익을 준다며 압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긴 소송 끝에 2000년 4월, 법원은 MS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회사를 2개로 나누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2001년 조지 W 부시 정부가 들어선 뒤 MS는 법무부와 타협하면서 회사 분할을 피했다. 이듬해 법원은 MS에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조치들을 명령하면서 긴 법정 소송은 마무리됐다.
현재 페이스북과 구글 외에도 아마존, 애플 등 대규모 IT 공룡 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 외에도 미국 정부는 지난 10월 구글에도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20여 년 만에 미국 정부가 IT 공룡 기업에 칼을 흔들면서 본격적으로 빅테크기업에 견제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美 FTC, 페이스북'에 반독점 소송 제기..."인스타·왓츠앱 분리해라"
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6개주 법무장관들은 이날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사업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인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해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이안 코너 FTC 경쟁 사무국장은 "개인적인 소셜 네트워킹은 수백만 미국인들의 삶의 중심이 된다. 독점적인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페이스북의 행동은 시장 경쟁을 방해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FTC는 과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사내 이메일을 통해 인수·합병과 관련한 발언을 한 점을 주목했다. 지난 2008년 저커버그 CEO는 "그들과 경쟁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버리는 게 더 낫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바 있다.
함께 소송을 제기한 르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청장 역시 페이스북이 두 기업을 인수한 것에 문제가 있었다며 날을 세웠다. 제임스 청장은 "지난 10년 동안 페이스북은 독점적 지배력을 이용해 크고 작은 경쟁사들을 짓눌렀다. 이로 인해 기업 간에 경쟁이 사라져 사용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페이스북은 경쟁사들을 사들여 땅에 묻어버리는 전략(Buy and Bury)을 택했다"고 꼬집었다.
또 FTC는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왓츠앱 인수·합병을 무효화하고 이들 회사에 분할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코너 사무국장은 "우리 목표는 페이스북의 반경쟁적인 행위를 되돌려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페이스북은 경쟁사가 자사 앱에 대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식으로 반독점법을 어기고 있다고 FTC는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역사를 다시 쓰려고 한다"며 즉각 반박했다. 페이스북이 이들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했을 당시에는 승인해놓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의 제니퍼 뉴스테드 법무 자문위원은 "가장 중요한 점은 FTC가 제출한 53쪽에 달하는 소장에서는 그들이 몇 년 전 인수를 승인해줬다는 사실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승인 번복을 시도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에 어떤 거래도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는 냉정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페이스북은 당시 규모가 작았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해 오늘날 많은 소비자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15년간 70개 기업을 사들이며 몸집을 키워왔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약 1조800억원)에, 2014년에는 당시 메신저 앱 1위였던 왓츠앱을 190억 달러(약 20조 600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 앱 10개 가운데 3개(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신저)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앱 전체 사용자 수는 27억4000만명에 이른다.
정부의 이번 소송을 놓고 반독점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블룸 스트레티직 카운슬(Bloom Strategic Counsel)의 세스 블룸 대표는 "이미 6~8년 전에 이뤄진 인수건을 뒤집는 것은 매우 어렵다. 법원 역시 이들 기업의 합병을 무효화해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의 인수·합병 절차가 자사의 경쟁을 위한 행위였다는 정부의 주장은 구시대적"이라고 꼬집었다.
소송전에 휘말렸다는 소식에 이날(현지시간 9일) 페이스북 주가는 장중 전날 대비 4% 추락했다. 그러나 이후 낙폭을 회복해 1.93% 미끄러진 277.92달러에 마감했다.
'IT 공룡' 때리는 美 정부...구글도 반독점 소송에 휘말려
미국 정부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에 반독점 소송과 함께 기업 분할을 요구하며 칼을 빼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지난 10월 미국 법무부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에서 반경쟁적인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인 '크롬(Chrome)'을 스마트폰에 선탑재하는 대가로 휴대폰 제조업체 등에 수십억 달러를 줬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구글의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미국에서만 무려 88%에 이른다. 때문에 다른 검색업체들이 구글과 경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줄어들었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법무부는 "구글은 경쟁을 무력화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좁힐 뿐 아니라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익을 나눠주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어 타사 앱의 설치를 막았다고도 꼬집었다.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사실상 스마트폰 제조사를 '매수'했다는 얘기다.
당시 구글은 정면 반박했다. 소비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심각한 결함이 있는 소송이라는 것. 그러면서 구글은 "소비자들이 구글 사용을 강요받거나 대안이 없어서 구글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구글 사용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구글보다 앞선 지난 1998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도마 위에 올랐었다. FTC는 당시에 컴퓨터를 구입하면 자동으로 깔려 있는 MS의 운영시스템(OS)을 문제 삼았다. 대형 컴퓨터 제조업체들과 담합해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와 메신저 등 자사 제품들을 기본으로 설치하게 했다는 것. 또 FTC는 타사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컴퓨터 제조업체에는 불이익을 준다며 압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긴 소송 끝에 2000년 4월, 법원은 MS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회사를 2개로 나누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2001년 조지 W 부시 정부가 들어선 뒤 MS는 법무부와 타협하면서 회사 분할을 피했다. 이듬해 법원은 MS에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조치들을 명령하면서 긴 법정 소송은 마무리됐다.
현재 페이스북과 구글 외에도 아마존, 애플 등 대규모 IT 공룡 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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