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0일 오전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조찬 회동을 하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장관 취임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이 내년 1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이뤄진 만큼 ‘고별 방한’의 성격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이 장관은 이날 조찬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비건 부장관의 노력을 평가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간 정책 공조를 언급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변화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한·미 간 긴밀한 정책적 조율과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있어 실질적 진전을 이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등을 향한 한국 정부의 협조와 지지에 사의를 표하며 남북 협력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구축에 있어 남북 관계 및 한국 정부의 역할과 중요성이 크고, 인도주의 협력을 포함한 남북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면서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통일부는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지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한·미가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이 장관과 조찬 이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과 비공개 면담을 하고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오후 2시에는 아산정책연구원 초청 강연에 나선다.
비건 부장관은 강연에서 지난 2년여 간의 북핵 협상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바이든 시대의 대북정책 조언, 대북 메시지 등을 발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강연이 끝난 뒤 저녁에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닭 한 마리’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은 방한 때마다 매번 ‘닭 한 마리’를 찾고, 자신의 ‘소울푸드’라고 하는 등 애정을 과시했었다.
비건 부장관은 전날 최 차관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각각 만나 남북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 등을 확인했다.
미국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비건 부장관의 한국 외교당국자 면담 결과에 대해 “남북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측과의 의미 있는 대화에 관여하고자 미국이 지속해서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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