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성장동력 가동을 본격화하기 위한 내년 인사·조직개편을 모두 마무리했다. 통신이라는 본업을 다지기 위해 기존 사업을 잘 아는 내부 인재를 전격 발탁하면서도, 인공지능(AI)과 B2B(기업간거래) 등 신사업 전담부서를 재편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이통3사는 통신 기반 ICT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핵심기술을 담당하는 조직들을 AI 중심으로 재편해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박정호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AI가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AI 기술 혁신의 축은 크게 두 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하나는 현재 이현아 단장이 이끄는 AI서비스단을 확장한 AI&CO(Company)로, 고객의 편리한 생활을 돕는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또 다른 조직은 김윤 SK텔레콤 테크센터장(CTO)이 이끄는 T3K센터다. 이곳에선 딥러닝 기반 대화형 AI '한국어 GPT-3'와 AI 가속기, 데이터 분석 플랫폼, MEC(모바일에지컴퓨팅) 클라우드 등을 개발한다. T3K는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고도화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KT도 지난 11일 단행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의 변신을 본격화한다. KT는 지난달 선보인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기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재편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에는 IT 전문가인 신수정 부사장을 임명했다. 이와 함께 AI/DX융합사업부문을 재편하고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이었던 송재호 전무를 AI/DX융합사업부문장 및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로 선임했다.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이었던 김채희 상무는 KT그룹 전반의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으로 중용했다.
LG유플러스는 내년도 조직개편을 통해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새로 신설했다. 신규사업추진부문은 스마트헬스와 보안, 데이터 사업 등을 전담하게 된다. 여러 사업 부서에 흩어져있던 신사업 분야를 독립시켜 전문성은 강화하면서도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신규사업추진부문은 타 부문과 달리 별도 부문장 없이 황현식 사장이 직접 관할한다. 유무선 통신 등 사업부문은 기존 부문장들이 그대로 연임했다. 기존 통신 부문은 수익성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가고, 사내 대표적인 '통신통'인 황 사장이 직접 신사업 부문을 챙겨 통신 기반 미래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통3사 수장 모두 내부 출신으로, 통신이라는 본업 이해도가 높고 통신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통신 기반 신사업 기회가 많아지는 시장환경을 포착해 디지털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조직개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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