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가 내년 한국에 상륙한다.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두 번째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전 세계 2억명에 가까운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에 질세라 디즈니플러스도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투자자 데이(Investor Day)' 행사에서 내년에 한국과 동유럽, 홍콩 등에 디즈니플러스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트위터를 통해서도 공식화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진출 방식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디즈니플러스는 월트디즈니의 지식재산권(IP)을 등에 업은 OTT로, 지난해 11월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호주, 뉴질랜드, 유럽(일부), 인도, 일본, 남미(일부) 등으로 발을 넓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2020~2021년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직접판매(D2C) 전략을 앞세운 디즈니플러스는 미국 내 시장점유율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팍스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미국 OTT 가입자의 95%가 빅3 OTT 중 1개 이상에 가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디즈니플러스 가입률은 31%로 넷플릭스(61%), 아마존 프라임비디오(47%), 훌루(36%)보다 낮았다.
월트디즈니는 코로나19 여파로 테마파크 등 기존 사업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디즈니플러스의 해외 진출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 성과는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남미 지역 론칭에 힘입어 유료 가입자 수가 회계연도 기준 올 4분기(9월 말) 7370만명에서 이달 초 8680만명으로 급증했다. 오는 2024년에는 2억3000만~2억60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신작과 관련해선 디즈니플러스가 향후 마블·스타워즈 시리즈를 각 10편씩 공개하고, 디즈니·픽사 시리즈 및 영화도 총 30편을 공개하기로 했다. 스타워즈의 경우 데이브 필로니와 존 파브로 감독이 두 편의 시리즈를 추가한다. 마블스튜디오에서는 '아이언하트', '아크워즈', '시크릿 인베이전'을 선보인다. 또 '피노키오', '피터 팬과 웬디'의 라이브 액션 버전 영화도 디즈니플러스에 독점 공개된다.
디즈니 영화와 애니메이션, 마블·스타워즈 시리즈 등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더없이 기쁜 소식이지만, 토종 OTT는 유료 가입자 유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이게 됐다. 무엇보다 디즈니플러스와 이동통신 3사 간 제휴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즈니플러스가 독자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의 제휴 소식처럼 디즈니플러스도 내년에 깜짝 발표를 할 수 있겠지만,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상태"라며 "HBO 맥스(max) 등 다른 공룡 OTT도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소식에 토종 OTT뿐만 아니라 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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