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키장의 상황은 참담하기만 하다. 따뜻한 날씨 탓에 개장 시기도 늦은 데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스키장을 찾는 이가 급감해 운영상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3단계 격상 이후 문을 닫으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애초 스키·눈썰매 등 겨울철 스포츠·레저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스키장과 빙상장 등 겨울 스포츠시설의 방역지침을 강화했다.
'겨울 스포츠시설을 일반 관리시설로 지정하고, 업체들이 준수해야 할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마련해 배포한 것이다.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인 만큼 9시 이후 운영이 금지돼 야간 스키장 이용을 제한했고, 1.5단계인 지역은 야간 운영이 가능하고, 스키장이 있는 지역이 2단계인 경우에는 수용 인원을 1/3로 줄였다.
스키장이 야외시설이긴 하지만 결국은 사람 간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원들이 거리 두기를 권고해도 리프트를 탈 때나 매표소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들면 관리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스키장에서 거리 두기를 관리하지 않는다"며 안전 신문고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상황 역시 스키장 운영이 가능했을 때의 얘기다. 3단계가 되면 문을 닫아야 한다.
스키와 썰매 등과 같은 겨울 스포츠는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며 장비를 대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곤돌라, 리프트 등을 탑승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모이면 밀집·밀접·밀폐 이른바 ‘3밀’(密) 환경에 노출될 수 있어 코로나 감염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A 스키장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리조트 운영도 제대로 못 하다 겨우 스키장 문을 열었는데, 확진자가 이렇게 느니 또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며 "스키 캠프도 못 열고, 외국인 단체도 없어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B스키장 직원은 "물론 국민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3단계 격상 이전에 스스로 '거리 두기' 등 지침을 철저히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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