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재개된 판문점 견학이 또다시 잠정 중단되면서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통일부는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위한 조치로 판문점 견학을 오는 15일부터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유엔사령부와도 협의를 거쳤다”면서 “견학을 신청해 기다리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양해를 부탁드린다. 향후 방역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견학을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재개 시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통일부의 이번 결정은 이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30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 것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통일부는 국내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될 때만 해도 방역 당국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3단계로 격상되기 전까지 판문점 견학 중단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2단계에서 2.5단계 수준으로 격상되자, 통일부는 지난 9일 내년 1월 견학 신청을 잠정 보류하며 견학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통일부는 9일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코로나(19) 상황 악화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과 관련 내년 1월 견학 신청을 12월 10일부터 접수할 예정이었으나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접수 날짜가 정해지면 사전에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지 다음 날인 지난 10일 통일부 당국자는 “일단 이번 주 판문점 견학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후 견학 일정은 상황이 가변적”이라며 판문점 견학이 중단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여파로 중단된 판문점 견학을 지난 11월 4일 시범견학을 시작으로 13개월 만에 재개했다.
당시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으로 국내 대북 여론은 심화한 상태였고,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었다. 이 때문에 통일부의 판문점 견학 재개 감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판문점 견학이 이례적으로 1년 이상 중단되면서 접경지역 등 지역경제가 악화했고, 판문점 견학 사업이 남북협력 즉 대북(對北)사업이 아닌 우리 정부 내부사업이라는 것을 앞세워 판문점 견학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앞서 “판문점은 연간 약 7만명 이상이 방문해왔는데 견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지역 경제에 어려움도 커졌다”며 판문점 재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올해 5월 최종환 파주시장이 파주시 평화관광 중단에 따른 극심한 지역 경제 침체 및 생존권 위협을 호소하며 판문점 견학이 조속히 재개되길 바란다는 건의문을 보내기도 했다”며 판문점 견학 재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판문점 견학이 재개 40여 일 만에 다시 무기한 중단되면서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지난달 6일부터 재개된 판문점 견학은 지난 한 달여간 큰 인기를 얻었다. 기존과 달리 개인 또는 가족 단위로도 신청할 수 있어지면서 500여 명이 넘는 한 달 치 견학 신청분이 하루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판문점 견학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최근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홈페이지 소통광장 게시판을 통해 판문점 견학을 통해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며 ‘분단의 현장’에 더 많은 사람이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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