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빈집매입 성적표...2년간 334곳, 입지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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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12-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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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축·리모델링 거쳐 1360가구 규모 임대주택으로

  • 주택 공급 가뭄 속 주목할 만...과반수가 비역세권

서울시·SH가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빈집 매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매입한 빈집은 신축·리모델링 등 절차를 거쳐 약 136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3일 SH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1490억여원을 들여 334곳의 공가를 매입했다. 2021년까지 배정된 예산 2400억원의 62.1%를 썼다. 3개년 예산 전체는 서울시가 출자했다.

334곳 가운데 136곳은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행복주택·사회주택·터무늬있는집 등), 175곳은 △생활SOC 등으로 활용된다. 소수는 SH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이나 재매각 등으로 이어진다. 136곳에 10가구씩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빈집을 개·보수해 새롭게 태어나는 주택은 1360가구 정도인 셈이다.

SH의 빈집 매입 구상은 서울 등 요지 주택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자구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단, 입지조건 측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따른다. 임대주택의 주된 타깃은 청년과 신혼부부인데, SH가 매입한 주택 대부분은 학교·직장 밀집지역과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H가 최근 3개월간 매입한 공가의 입지를 분석한 결과, 역세권이라고 할 만한 곳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역세권이어도 '무늬만 서울'이거나, 경전철 인근인 곳들이 대다수였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23곳 중 12곳이 비역세권, 11곳이 역세권이었다. 서울시 도시계획용어사전에 따르면 역세권은 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업 및 업무활동이 이뤄지는 반경 500m 내 지역이다.

11곳 역세권 중 절반 이상은 △미아동 836-○○(삼양사거리역 우이신설선 도보 465m) △미아동 791-○○○○(삼양역 우이신설선 375m) △미아동 791-○○○○(삼양역 우이신설선 도보 232m) △미아동 791-○○○○(솔샘역 우이신설선 도보 245m) △미아동 791-○○○○(삼양역 우이신설선 도보 477m) △미아동 791-○○○○(솔샘역 우이신설선 도보 259m) 등으로 경전철 인접지라 활용도가 높지 않다.

나머지도 △흑석동 198-○○(노들역 9호선 도보 471m) △통의동 25-○(경복궁역 3호선 348m) △금호동3가 1253-○, 1260-○(신금호역 5호선 498m) 등을 제외한 △도봉동 625-○○(도봉역 1호선 도보 439m) △오류동 145-○○○(오류동역 1호선 도보 493m) 등은 의정부나 부천 등 경기권과 접해 있어 사실상 서울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입지다. 

취지가 좋아도 입지가 받쳐주지 않으면 입주 포기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시 임대주택 공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SH가 매입한 다가구·원룸 물량은 총 1만9409가구로 이 가운데 1만5555가구가 입주했다. 공실률은 19.5%(공실 가구 3854가구)로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SH 측은 한정된 예산 안에서 공급을 극대화해야 하다보니, 입지 측면에서 양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SH가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사용한 예산 1490억원을 매입호수(334곳)으로 나누면 호당 매입가격은 4억5000만원 정도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정부는 앞으로 빈집 매입에 소요되는 예산을 보다 늘려간다는 입장이다. 2021년 매입임대주택 예산으로 5조7369억원을 편성했는데, 올해 예산보다 1조6451억원 늘린 것이다. 특히 신혼부부 매입임대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대비 9240억원 증액한 2조7200억원을 편성했다.
 

삼양동 청년주택 조감도[사진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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