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류디자이너가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의 얼굴이 새겨진 후드티를 판매하려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각종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른바 '조두순 후드티' 관련 내용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앞서 디자이너 A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운영하는 SNS에 'Never forget. Jo-Do-Soon'이라는 로고가 박힌 '조두순 후드티' 판매공지를 올렸다.
A씨는 "2020년 12월 12일은 조두순 출소일 입니다. 그의 얼굴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후드티를 제작하게 됐다. 이 후드티는 우리 모두에게 언제 어디서나 그의 얼굴과 인상을 기억할 수 있도록 서로 서로에게 안전한 안내판이 될 것 이 사람을 꼭 기억하세요"라며 조두순 후드티 제작 이유를 설명했다.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논란이 확산하자 A씨는 5분만에 판매공지 글을 삭제했다.
이어 A씨는 "어떤분의 아이디어를 통해, 길거리에서 조두순의 얼굴과 인상을 서로 서로에게 박자는 의견을 제안해 주셨다"며 "'수익금 전액,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한국 성폭력 상담센터에 기부' 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가 될 것 같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커뮤니티에 퍼지는 글에는 수익금 사용 출처여부에 대해 생략되어 있더군요, 잠시나마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함을 전달한다"고 사과했다.
누리꾼들은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누가 입나, 역겹다", X소리를 길게도 썼다", "돈이 되겠지라고 생각한 게 소름", "영어 로고때문에 해외에선 조두순 후드티 유행으로 알까 봐 무섭다"라며 조두순 후드티 판매를 맹비난했다.
일각에선 조두순 후드티가 판매될 뻔했다는 사실이 공론화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자칫 조두순 후드티에 대한 홍보 여론이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자극적인 정보의 유출로 피해자가 원치않게 조두순의 얼굴을 봐야하는 심적 괴로움도 어루만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전날 조두순이 출소할 당시 입었던 아이더 패딩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면서 누리꾼들 간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