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CC "화웨이·ZTE 장비 모두 뜯어내라"...2조원 규모 보상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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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2-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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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ZTE '미국 안보 위협 기업' 최종 확정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인 화웨이와 ZTE의 통신설비를 완전히 교체해야 한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대규모 장비 교체에 부담을 느낄 영세 지역 통신사들에는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2조원 규모의 예산도 마련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윈원회(FC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화웨이와 ZTE의 설비를 사용하고 있는 자국 통신사들에게 이를 "뜯어내고 교체하라(rip and replace)"고 지시했다.

앞서 지난 6월 FCC는 화웨이와 ZTE를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으로 공식 지정했고, 이에 두 업체는 해당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FCC는 지난달 ZTE의 진정을 기각한 데 이어 이날 화웨이의 요청까지 거부한 것이다.

이날 FCC는 성명에서 양사가 부인했던 스파이 행위의 위험성도 다시 제기했다.

공화당의 추천으로 지명된 브렌던 카 FCC 위원은 "스파이 문제에 대한 기록은 명확하다"며 "중국은 지적재산과 산업 및 상업적인 우위는 물론 안보와 첩보상의 이점 때문에 우리(미국) 국경 안의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판단과 관련해 로이터는 미국 통신사들이 83억 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이들 업체의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FCC는 이미 해당 보조금을 화웨이와 ZTE 장비 구매에 사용할 수 없도록 조처했지만, 시골 지역에서 소규모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통신사들의 경우 자금 문제로 조치 이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앞서 FCC는 그간 수십 개의 시골 지역 통신업자들이 화웨이와 ZTE 장비 구매에 사용해온 평균 비용이 4000만∼4천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FCC는 금지 장비 목록을 확정하고 이들 업체에 교체 비용을 보상하는 '안전하고 신뢰받는 통신망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이를 위한 예산 16억 달러(약 1조7400억원)를 의회에 요청했다.

이날 FCC는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의 미국 내 사업허가를 취소하는 절차도 개시한다고 밝혔다. 차이나텔레콤 미주지사는 주로 미국 내 중국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해왔다.

성명은 차이나텔레콤 미주지사에 대해 "궁극적으로 중국 정부가 소유하고 통제 중인 기업"이라면서 "계속해서 미국 통신 인프라에 접근할 경우 본질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국가 안보와 법 집행의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FCC의 주요 결정은 여당(공화당) 소속인 위원장과 위원 2명, 야당(민주당) 소속인 위원 2명 등 총 5명이 표결로 정한다. 이날 화웨이·ZTE 장비 철거와 차이나텔레콤의 사업허가 취소는 '5대 0'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이날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별도의 성명에서 '통신망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조치를 취한 (전 세계의) 통신사업자'들을 일일이 거명했는데, 우리나라의 SK 텔레콤과 KT도 언급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법정에 출석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최고재무책임자(CFO).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이란제재를 회피해 이란과 거래하려 한 혐의로 2018년 12월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된 후,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 수용 여부를 두고 공판을 벌이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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