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기업 디폴트에 놀란 中 금융당국 ‘만시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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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12-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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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민은행, 발개위·증감회·은보감회와 '신평사 발전 관련 좌담회'

중국 인민은행이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신용평가 산업 발전 관련 좌담회'를 개최했다고 알렸다. [사진=인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중국 금융당국이 국유기업의 잇단 디폴트 사태를 계기로 신용평가 산업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에 나섰다. 신평사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던 안일한 등급 책정에 대한 부작용이 최근 연이어 터지면서 당국이 뒤늦게 ‘외양간 고치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당국이 매번 조치를 내놓아도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신평사 업계에 만연한 문제가 과연 이번엔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인민은행 "신평사 관리 감독, 모니터링 강화할 것"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신용평가 산업 발전 관련 좌담회’를 개최했다.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이 회의를 주재했으며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등 주요 금융감독기관과 시장평가 업체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중국 신평사로부터 최우량등급을 받은 국유기업들이 하루아침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상황이 잇달아 벌어지면서 열린 ‘긴급 회의’인 셈이다. 최근 독일 자동차 BMW의 중국 사업 합작 파트너인 화천그룹, 허난성 광산 회사인 융청 석탄전력, 유망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 등 트리플A(AAA) 신용 등급을 받았던 대형 국유기업들은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못 갚아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판 부행장은 “중국 신용평가 업체들은 기준을 통일하고 적극적으로 대외개방에 나서면서 큰 발전을 거뒀다”며 “그러나 등급의 구분이 불명확하고, 사전 리스크 감지가 취약한 점 등의 허점이 최근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용평가는 안정적인 채권·자본시장을 위한 기초적인 자료”라며 “시장의 건강한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신평사에 대한 관리감독의 규제 고삐를 더 조이기로 했다. 판 부행장은 “인민은행이 관련 부서와 공동으로 신평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며 “신용등급 구분을 명확히 하고, 신평사 모니터링 강화, 위반행위 단속 강화 등에 나서겠다”고 했다.
수년 간 지적 많았는데... 뒤늦은 조치에 회의론도
다만 금융 당국의 뒤늦은 조치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중국 신평사들은 그동안 정부 뒷배경이 있는 공기업이나 대형기업 대부분에 AAA 등급을 매겨왔다. 이런 등급 책정 문제는 몇 년 간 수차례 지적돼 오던 것들인데 그동안 개선되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2018년 AAA 등급을 받은 최대 민영 에너지기업인 화신에너지그룹의 자회사 상하이화신국제가 디폴트에 빠졌다. 지난해에도 AAA 등급인 베이징대 산하 국유기업 팡정그룹이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이외 AA 이상의 우량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의 빠지는 등의 사건으로 중국 내 신평사 신뢰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중국 증권시보는 “사실 그간 중국 신용 채권 시장에서는 등급 구분 불분명 등의 문제가 수년간 계속돼 왔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지속돼 온 중국 신평사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이번 조치로 완전히 뿌리 뽑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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