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징계위원 명단 정말 몰랐나...알고서도 '명단요구'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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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12-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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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위원 혹은 신규 위촉 위원 파악용, 혹은 언론 '유포용' 가능성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지 하루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관계자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징계위원 명단을 공개하라.'
'징계위원 명단을 몰라 기피신청을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첫 번째 징계위원회 기일이 열리기 직전까지 제기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요구다. 윤 총장 측은 심지어 징계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총장 측은 정말 징계위원 명단을 몰랐을까? 지난 10일부터 오늘(14일)까지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들 명단을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검사징계위원회는 법무부 장관과 차관을 비롯해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현직 검사 2명은 보통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찰청 형사부장(혹은 반부패부장)이 관례적으로 맡아왔다. 

징계위원 7명 가운데 4명은 이미 누구인지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외부위원 3명은 법무부 장관이 위촉하게 돼 있지만 한번 위촉되면 임기가 3년이기 때문에 잘 바뀌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징계위원을 맡았던 P 변호사와 A 교수, C 로스쿨 교수는 모두 박상기 전(前) 장관 시절 임명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명된 후 징계위도 여러 차례 열렸고, 그중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한 이후에 열렸던 것도 있다. 그 징계위에 대검 관계자가 참석했던 것은 당연하다.

즉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았더라도 징계위원의 면면은 이미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청 주변에서는 '사퇴한 위원을 대신한 신규 위촉 위원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명단공개 요구를 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알려진 바와 같이 징계위원 가운데 외부인사인 P 변호사는 연락도 없이 징계위에 나타나지 않았고, A 교수는 "나에게 징계관련 서류를 보내지 마라"라고 역정을 낸 뒤 사퇴했다. C 교수 역시 적잖은 부담감을 토로하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윤 총장 측을 비롯해 여러 경로를 통해 상당한 압박이 있었음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외부인사들이 잇따라 사퇴하자 법무부는 한국외대 정한중 교수와 전남대 안진 교수 등을 새로 징계위원으로 위촉해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특히 정 교수는 이용구 차관을 대신해 징계위원장직을 맡았다.

윤 총장 측은 정 교수와 안 교수가 새로 위원으로 위촉됐다는 사실까지는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은 내심 예비위원 3명 중에서 일부가 위원으로 충원되는 상황을 내심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징계위원회를 마친 윤 총장 측 변호인이 "예비위원이 징계위원으로 충원돼야 하는데 그 밖의 인물이 징계위원으로 충원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추정된다. 

결국 윤 총장이 징계위가 열리기 전에 애타게 징계위 명단을 요구했던 것은 당시까지도 알지 못했던 신임 징계위원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일부에서는 윤 총장이 정한중 위원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했던 정황이 확인된다면서 그럼에도 '징계위원' 명단을 요구한 것은 결국 언론에 명단을 유포하기 위해서가 아니었겠느냐는 추론도 나온다. 

징계위원과 관련해서는 외부유출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공개할 수 없었고, 법무부의 '손'을 빌리려 했다는 추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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