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술과 의료 산업이 전면적인 융합 단계로 접어들었다. 인터넷 의료는 온라인으로 병원 진료 신청을 하거나 약을 구매하는 정도로 단순한 게 아니다."
신리쥔(辛利軍) 징둥헬스(징둥젠캉·京東健康) 최고경영자(CEO)의 호언이다.
현실은 사뭇 다르다. 징둥헬스 매출 대부분은 의약품 판매에서 나온 것이며, 그마저도 건강식품 등이 주를 이룬다. 온라인 헬스케어의 핵심인 원격진료는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원격 진료에 의료보험 적용을 꺼리는 정부의 태도다.
중국 국가의료보장국은 지난 2월 발표한 정책을 통해 병원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의 원격 진료 서비스 이용을 일부 허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환자가 급증한 데 따른 일시적 조치였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징둥헬스가 제공하는 온라인 문진 서비스 이용자는 하루 평균 9만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홍콩 상장을 준비 중인 온라인 진료 플랫폼 웨이이(微醫)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후 7월까지 6만4000명의 의사가 연인원 204만명을 상대로 의료 자문을 했다고 밝혔다. 누적 방문객은 1억40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온라인 헬스케어의 경우 여전히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현재 중국의 원격 진료는 의사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글이나 사진을 보고 문진을 한 뒤 환자가 이를 토대로 다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와 치료를 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의료 관련 컨설팅 업체 래티튜드 헬스 창업자인 자오헝(趙衡)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온라인 의료 서비스 정책은 온라인 헬스케어 업체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자오 대표는 "온라인 헬스케어 업체의 의료 서비스는 주로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다"며 "이런 서비스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누가 치료비를 지불하느냐의 문제인데 정부는 (온라인 의료 서비스와 관련해) 아직 지불 의사가 없다"며 "개인 사보험이나 기업 보험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온라인 헬스케어 업체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지난 8월 핑안헬스(핑안하오이성·平安好醫生)는 '핑안 주치의'라는 서비스를 출시하며 5년 내에 5000만 가구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최고 등급 병원의 의사가 핑안헬스와 계약을 맺고 온라인상에서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 등을 관리한다.
핑안헬스는 종합병원 및 치과, 성형외과 등과 온라인 클리닉을 공동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핑안헬스가 유치했다고 주장하는 1000여명의 의사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실제 최고 등급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 정책의 변화 및 산업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가오터자투자회사의 리추스(李秋實) 총경리는 "거대한 플랫폼과 뛰어난 기술력이 온라인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의료보험 결제 방식도 훨씬 간편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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