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콘텐츠를 애정하는 팬들이 이른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내년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론칭 소식 때문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최근 '투자자 데이(Investor Day)' 행사에서 내년에 한국과 동유럽, 홍콩 등에 디즈니플러스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진출 방식 등은 미정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지난해 11월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호주, 뉴질랜드, 유럽(일부), 인도, 일본, 남미(일부) 등으로 발을 넓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2020~2021년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론칭은 넷플릭스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픽사와 마블, 루카스 필름,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월트디즈니의 방대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려 가고 있다. 무엇보다 '어벤져스', '타이타닉', '스타워즈'와 같은 흥행 영화는 물론이고, '알라딘', '겨울왕국', ' 토이스토리' 등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단순 수치는 넷플릭스가 훨씬 앞선다. 디즈니플러스가 현재 30개국에서 유료 가입자 8680만명을 확보했다면, 넷플릭스는 190개국, 2억여명에게 서비스 중이다. 이에 맞서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2024년까지 유료 가입자 2억3000만~2억6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또 내년 최대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4년 후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만으로도 버거운 토종 OTT는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마냥 기쁠 리 없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월간 순이용자 수는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고,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21%, 14%를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HBO 맥스(max), 애플TV 등 다른 공룡 OTT도 국내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토종 OTT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업계도 '코드커팅' 우려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편, 디즈니플러스의 진출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NTT도코모와 독점 제휴하는 방식으로 일본에 진출한 전례에 비추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동통신사와의 제휴가 예상된다. 넷플릭스도 2018년 LG유플러스와 제휴해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를 본격화했고, 이통 3사가 디즈니에 '러브콜'을 보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져 디즈니플러스의 직접 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현재 KT, LG유플러스와 제휴하고 있어 디즈니플러스는 SK텔레콤과 손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식 발표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다만 확실한 것은 디즈니플러스의 진출 방식에 따라 국내 미디어 시장 판도가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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