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에서 이날 처음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봉쇄 우려가 커지며 투심을 짓누른 탓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84.82p(0.62%) 내린 2만9861.55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15.97p(0.44%) 빠진 3647.49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62.17p(0.50%) 상승한 1만2440.04에 장을 마쳤다.
시작은 좋았다. 이날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잇따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미국도 백신 접종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조만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장 초반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모두 상승 출발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최고 투자책임자는 "내년 2분기에 효과적인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제와 사회 활동의 정상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부터 시작된 증시의 랠리에도 추가 상승공간이 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 중반 이후 뉴욕시에서 '전면 봉쇄'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이에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상승 질주를 멈추고 내림세로 전환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5월 이후 목격하지 못한 수준의 코로나19 확산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뉴욕시가 이른 시일 내 완전히 봉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시는 이날부터 식당의 실내 영업을 중단했는데, 더 강한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뉴욕에서는 이날 하루 동안 758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미국에서는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확진자는 폭증하고 있다"며 "가장 암울한 날 시작된 접종"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교착 상태에 빠진 코로나19 관련 추가 부양책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908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 협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현재 양당은 책임 보호 조항과 주·지방 정부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 이에 초당파 의원들은 부양책을 두 개의 법안으로 분리해 따로 의회에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나는 큰 이견을 보여온 책임 보호 조항과 주·지방 정부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담은 1600억 달러 규모의 법안이며, 나머지 하나는 논쟁의 여지가 적은 7480억 달러 규모의 부양안이다.
초당파 의원이 추진하는 두 갈래 법안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견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 다만 부양 법안을 타결하기 전에는 연말 의회를 휴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막판 합의에 대한 기대가 다소 커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전날에도 전화 통화로 부양책을 논의했고, 이날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상승 폭이 0.37% 상승한 5527.84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독일 DAX지수는 0.83% 오른 1만3223.16으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 역시 0.52% 상승한 3503.96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반면 영국 FTSE지수는 0.23% 밀린 6531.83으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9% 오른 46.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6% 상승한 50.29달러를 가리켰다.
금값은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6% 빠진 1832.1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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