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 환경에서 '혁신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들의 여러 혁신문화 측면 가운데 데이터·프로세스 영역 대비 사람·기술 영역의 성숙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문화는 조직이 아이디어나 발명을 성공적으로 상업화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로 전환하는 능력을 뜻한다. 올해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같은 시장 여건의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변화의 추진, 또는 장·단기 회복탄력성과 경쟁 차별화를 위한 프로세스 및 운영의 완전한 재설계 역량을 포함한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조직이 어려움에서 신속하게 회복하는 능력, 무결성을 유지하고 새로운 조건에 적응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혁신문화가 이런 비즈니스 회복탄력성과 실제 조직의 회복에 필요한 핵심 요소다. 기업은 혁신문화의 기술, 사람, 데이터, 프로세스, 4가지 측면에 투자함으로써 비즈니스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고 위기 국면에 성과를 높일 수 있다.
기업의 혁신문화의 성숙도를 사람, 프로세스, 데이터, 기술, 4개 측면으로 바라볼 때, 한국 기업들에게는 사람과 기술 측면에 약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혁신문화 성숙도를 높이려면 강력한 보상 체계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에 부합하는 통합 기술 아키텍처를 활용해 혁신을 구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는 최근 미국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IT시장조사기업 IDC가 작년말부터 올해 7월까지 진행한 연구 '아태지역 비즈니스 회복탄력성과 경제회복의 기반, 혁신문화의 배경'에 포함된 기업 의사결정권자 대상 설문조사 내용의 일부다.
이 조사는 기업의 혁신문화 성숙도를 측정하는 대상으로 사람, 프로세스, 데이터, 기술, 4가지 측면을 설정하고 각 영역의 혁신문화 수준을 전통주의자(Traditionalist), 초보자(Novice), 도입자(Adopter), 선도자(Leader), 4단계로 나눴다.
기업의 4가지 측면으로 본 혁신문화 성숙도(0~4점)를 측정한 결과 아태지역 전체 평균치는 사람 1.95점, 프로세스 2.10점, 데이터 2.05점, 기술 1.90점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 평균치는 사람 1.85, 프로세스 2.11, 데이터 2.08, 기술 1.98이었다.
IDC 측 설명에 따르면 이는 한국 기업의 전반적인 혁신문화 성숙도가 아태지역 전체 평균 대비 다소 높은 편이나, 아태지역 전체와 유사하게 사람·기술 부문의 성숙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이다. 기업은 혁신문화의 성숙도를 높임으로써 코로나19로 맞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과거보다 더욱 빠른 성과 달성을 추구할 수 있다.
내년 한국 기업들은 4가지 측면 가운데 '사람' 영역의 혁신문화 성숙도를 끌어올리는 데 우선 집중할 예정이다. 조사 중 "향후 12개월간 어떤 영역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문항에 기업 33.6%가 '사람'을 꼽았다. 나머지 응답은 데이터(27.3%), 프로세스(20.0%), 기술(19.1%) 순으로 비중이 컸다.
사람 측면의 혁신문화는 사람의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조직문화를 뜻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학습, 적절한 재능·기술 습득을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측면의 혁신문화는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위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문화를 뜻한다. 이를 개선하려면 기업은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고 실시간 데이터 접근 환경을 구현해 데이터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스 측면의 혁신문화는 기업의 비즈니스 운영 과정에 인간의 수작업이나 개입에 의존하는 부분을 줄이는 노력에 기반한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세스 자동화와 디지털화, 조직 내 자율환경 구현 등이 추진돼야 한다.
기술 측면의 혁신문화는 조직의 디지털화를 구현하고 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DT의 근간이 되는 클라우드 모델을 활용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적절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이뤄진다.
MS는 이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데이터와 인텔리전스에 초점을 맞춘 DT솔루션 모델 '디지털 피드백 루프'를 제안했다. 이는 비즈니스의 구성요소인 고객, 직원, 영업, 제품을 디지털로 연결해 각 영역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연결하고 인텔리전스 기술로 인사이트를 창출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직원 역량 강화, 고객 접점 확대, 고객·직원을 위한 운영 최적화, 새 비즈니스 모델 기반 제품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MS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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