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올해 정신과 수요 14% 늘어나…'코로나 블루'가 원인"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올해 신경정신과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관련 업종이나 테마파크·레저, 숙박업소 등의 업종 또한 1차 유행기에 비해 매출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16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Ⅱ'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하나카드 매출 데이터를 3월 1차 유행기와 9월 2차 유행기로 구분해 9개 대분류, 230개 소분류로 분석해 업종별로 비교했다.

이 중 의료·보건업종의 경우 세부업종별로 매출액 차별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신경정신과는 올해 1~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났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모임이 줄어들고 야외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연구소 측은 분석했다.

성형외과(10%), 안과(24%), 피부과(10%)도 안정적인 매출을 보였다. 반면 이비인후과(-11%)와 소아과(-10%), 종합병원(-6%), 한의원(-2%) 등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매출 수준은 5월까지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10월 누적으로 1.1% 증가하는 등 미세한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업종별로 1차 유행기와 2차 유행기의 소비 회복 정도는 차이가 있었다.

성인오락실(-89%)과 노래방(-72%), 유흥주점(-65%) 등 유흥시설은 9월 들어 지난해에 비해 매출 감소폭이 컸다. 예술품 및 시계·귀금속 등 사치품 관련 업종도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면 예체능학원(137%), 테마파크(121%) 등 입시 관련이나 여행·레저 업종은 작년 대비 매출이 확대됐다. 1차 유행기의 매출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고, 입시 준비의 절박함과 느슨해진 경각심으로 인한 야외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이밖에도 주류전문점이나 축산물·정육점 등 '홈쿡' 및 '홈술' 관련 업종은 2차 유행기 때 매출이 1차 유행기나 전년 누계에 비해 모두 확대되는 등 전반적으로 수혜를 입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으로는 '퍼스널 모빌리티'와 '건강·그린 하비(green hobby)'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올해 들어 자전거(92%), 오토바이(55%), 자동차운전면허(19%)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셀프 텃밭과 플랜 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화원·화초(9%)와 비료·종자업종(15%)의 매출도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

양정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19로 올해에는 세부업종별로 매출 차별화가 더욱 부각됐고, 소비행태도 '퍼스널'과 '그린' 위주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것이 장기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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