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V시장 '고화질·고가' 전쟁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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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12-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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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3년 침체기.. 원가상승·올림픽 등 맞물려 내년 가격 상승 할 듯

  • 샤오미 독주 체제에 신기술 대거 투입한 TCL·오포 도전장

[사진=TCL 홈페이지 캡쳐]

중국의 내년 TV 시장 트렌드는 ‘고화질·고가’가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초고화질 영상 산업 행동계획’과 원가 상승, 연달아 열리는 하계·동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 개최가 맞물리면서 업체들이 고화질의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니 LED·OLED 등 패널이 탑재된 신상품이 출시되면서 중국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침체기 빠진 중국 TV시장… 2021년이 ‘전환점’

사실 중국 TV 시장은 최근 3년간 침체기에 빠져있다. 연간 TV 총 판매액이 지난 2017년 1630억 위안(약 27조3000억원)을 기록한 후 2018년과 2019년 각각 1490억 위안, 1340억 위안을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시장이 더 크게 위축됐다.

중국 시장분석업체 AVC에 따르면 지난 1~3분기 TV 누적 판매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7.8%나 줄었다. 올해 전체 전망도 어둡다.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4% 줄어든 4534만대, 판매액은 14.9% 쪼그라든 1165억 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내년인데, 업계에서는 내년이 중국 TV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TV 수요가 늘어나진 않겠지만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체적인 제품의 질이 향상되고 이에 따라 가격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고품질 고가 TV’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최근 패널 원가의 상승 탓도 있다. 대만 시장정보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TV 완제품에서 패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60%에 달한다. 지난해 30~40%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완제품 가격 상승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초고화질 영상 산업발전 행동계획(2019~2022년)’도 내년 TV가격 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 중국 정부는 2022년까지 중국의 초고화질 영상 산업 규모를 4조 위안 이상으로 확대하고, 4K제품의 산업 생태계를 완벽히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이 기간 동안 8K 핵심기술 연구개발(R&D)과 8K 제품의 산업화를 위한 기본적인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내년 여름과 2022년 2월 각각 개최 예정인 도쿄 올림픽과,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TV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TV 수요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엔드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전망이다. 4000~1만 위안대 제품 점유율은 올해와 비교해 3.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점쳐졌다. 1만 위안 이상 제품의 점유율은 0.7%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AVC는 내다봤다.

평균 판매 단가도 늘어난다. AVC는 “최근 3년간 중국에서는 저가 경쟁 등의 심화로 TV 판매 단가가 끝없이 추락했지만, 내년부터는 평균 TV 소매가가 2808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AVC는 내년 중국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4482만대를 기록하는 반면, 판매액은 126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다. 

◆라이브커머스 통한 전자제품 판매 흥행에 온라인 TV 판매량 늘어날 듯

내년 중국 TV 시장은 판매 채널도 다양해진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판매 채널이 확대되면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전자제품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중국 온라인 쇼핑객 중 65% 이상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고, 그중 전자제품 구매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내년 중국 TV 판매량 중 63%가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TV 소비 연령대와 소비 지역도 크게 확대된다. 빠르고 간편한 온라인 소비를 통해 더 많은 연령과 지역에서 TV를 구매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소비주체는 류링허우(60後·1960년대 출생자)~치링허우(70後)에서 바링허우(80後)~링링허우(00後)까지 확대되며, 소비지역은 1·2선도시와 더불어 3선 도시 이하 지역까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전망했다.

◆중국산 업체들 경쟁 심화 전망… TCL기세에 샤오미 긴장

올해 TV 시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중국산 업체들 간의 경쟁이다. 샤오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3분기 연속 시장 선두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 업체들의 기세가 무섭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건 TCL이다. TCL은 지난해 미니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올해도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지난 10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DTC 2020 컨퍼런스에서 2가지 형태의 롤러블 OLED TV 시제품을 선보였다. 사이즈가 작고, 아직 제품화할 만큼 기술 수준이 올라온 건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고급 디스플레이 기술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해 TV를 대중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샤오미를 긴장시키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퀀텀닷(QD) 패널을 적용한 제품 출시가 예고돼 있다. 삼성이 개발 중인 QD패널은 파란빛을 내는 블루 OLED를 발광원으로, 그 위에 QD 컬러 필터를 얹어 색 재현력을 높인 것인데, 이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첫 TV 업체가 TCL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OPPO)의 TV시장 진출도 주목할 만하다. 오포는 지난달부터 자사의 첫 TV 모델인 'S1'과 'R1' 시리즈 3종 판매에 나섰다. 샤오미, 화웨이에 이어 또 하나의 모바일 브랜드가 TV 시장에 정식으로 발을 들이면서 중국 TV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들 업체는 스마트폰에서 적용했던 '서브 브랜드' 전략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가 TV를 판매하고, 메인 브랜드를 통해서는 고가 TV를 판매하는 이중 브랜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동남아 등지 해외 시장 진출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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