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발목 잡은 4대 혐의…향후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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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12-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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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2개월 정직 처분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판사 사찰과 검·언 유착 관련 감찰 방해 등 여섯 가지 혐의를 받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6일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전날부터 17시간 넘게 6개 혐의를 8개로 나눠 심의한 징계위는 4개는 혐의를 인정하고, 2개는 징계 사유가 있으나 징계 이유로 삼지 않는 불문으로 결정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방해와 검·언 유착 사건 수사정보 유출 혐의는 무혐의 결론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모두 6개 비위 혐의로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추 장관이 제시한 혐의는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불법 사찰 △채널A 사건·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수사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정보 외부 유출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신망 손상이다.

이 중 징계위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판사 사찰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관련 감찰 방해와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 총 네 가지다.

윤 총장 측이 공개한 총 9장 분량 판사 사찰 문건인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 보고서에는 피고인·재판부·소속 법관·지위·비고란 항목으로 정리돼 있다. 특별수사 관련 사건 4건과 공안수사 관련 1건, 기타 2건과 1팀 관련 보고가 이뤄졌다.

비고란에는 판사들의 출신과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이 적혀 있다. '기보고'라는 문구가 포함돼 '사찰'이 일회성이 아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문건에는 윤 총장이 관심을 두는 사건 담당 재판부에 관한 내용이 조목조목 정리돼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와 조 전 장관 사건 담당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 과거 판례는 물론 개인적 성향과 가족 사항까지 담겼다.

대법원에 제출된 기피신청서 내용과 비리 사건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실도 들어 있었다. 이 때문에 "이것이 사찰이 아니라면 뭐가 사찰이냐"는 손가락질을 받았다. 

윤 총장 측은 "상식적인 판단에 맡겨보자"며 문건을 미리 공개하는 강수를 뒀지만, 오히려 "문제의식 부재가 더 심각하다"는 시민단체 비판이 나오면서 제 발등을 찍은 셈이 됐다.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한 전국법관대표회의도 문건 자체에는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징계위는 채널A 검·언유착 사건 관련자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당시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과 수사 방해도 위법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일부 공개된 윤 총장 부인과 한 연구위원 간 문자메시지와 통화 내역은 지난 2월부터 4월 두 달 동안 200차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같은 기간 검·언유착 핵심 인물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 연구위원이 300차례 이상 연락이 오간 게 드러난 상태여서 윤 총장이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방증이 됐다. 

이런 정황은 윤 총장이 '내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며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드러났다. 박 담당관은 "검·언유착 의혹과 한 전 총리 감찰 방해 사건 관련 검사들은 대내외적으로 '윤석열 사단'으로 불린다. 이 사건이 왜 제 식구 감싸기인지 설명하겠다"면서 한 연구위원과 윤 총장 근무 인연, 윤 총장 부부와 나눈 통화기록 등을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는 이런 내용을 확인한 뒤 네 가지 혐의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무혐의로 판단한 검·언유착 감찰 관련 정보 유출과 한 전 총리 위증교사 사건은 향후 공방이 예상된다.

법무부는 지난 4월 17일 대검 감찰부에 한 전 총리 관련 진정서를 보냈다. 이날부터 한 달여간 사건 처리 방향을 검토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윤 총장에게 보고했다.

당시 한 감찰부장은 진정서 원본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넘기지 않았음에도 윤 총장은 사본을 만들어 사건을 인권감독관실에 강제 배당했다. 윤 총장이 감찰 무마 혹은 방해를 시도한 명백한 정황이 있으나 징계위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분을 해 법무부가 재차 징계를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따로 만난 것이나 감찰에 불응한 것도 징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징계를 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을 두고 징계가 내려진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검찰총장이라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징계위도 논란 여지가 있음을 인정했다.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원장은 심의를 모두 마친 이날 새벽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징계위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도 "위원회가 여러 측면과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결론 내렸다"며 "저희는 최선을 다했고, 그 다음 몫은 많은 분이 평가할 걸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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