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통령 의전을 준비하느라 새벽까지 벼락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는 주장과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됐던 '새벽 공사' 글을 올린 당사자 A씨는 아직 입주를 하지 않았다.
16일 본지와 통화한 화성 동탄 2A4-1블록 계약자 A씨는 "모델하우스 바로 옆집에 거주하시는 분께서 '옆집인데도 참을 만했다. 언론이 너무 부풀렸다'고 전해왔다"며 "말하고자 한 핵심은 하자가 많다는 것인데, 의도치 않게 논란이 커져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새벽 공사' 댓글은 입주자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늦은 시간 이상한 소리가 난다. 드릴 소리 같다'는 식의 발언이 돌자 카페에 옮겨 적은 것이었고 논란이 커질 줄 몰랐다는 설명이다.
최근 논란이 일자 댓글을 삭제했고 해당 댓글을 캡처해 인용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측에 댓글 삭제를 요청한 상태다.
김은혜 의원 측은 '13평에 아이 둘도 키울 수 있는 임대주택 방문 쇼...대통령 방문 위해 약 4억5000여만원 지출'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댓글 캡처본을 가져다 썼다.
지난 11일 본지가 현장에서 만난 한신공영 측 관계자와 국토교통부, LH도 해명에 나섰다. 김 의원의 주장과 언론보도로 알려진 바와 달리 드릴질이 필요한 공사는 전혀 없었을뿐더러, 4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예산이 하루 행사를 위해 집행한 금액도 아니라는 것이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지난 8월 준공된 새집에 이미 도배와 장판이 다 된 상태였다"며 "이후 작업은 지난 8일 끝마쳤고, 새집에 가구를 배치하거나 액자·커튼을 달 때 못질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업을 마치고 문을 닫은 시간도 오후 9시"라며 "대통령이 온다고 새벽까지 공사했다니 너무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하루 행사를 위해 4억5000만원을 썼다고 지적한 내용도 사실이 아니었다. 국토부와 LH에 따르면 이 비용은 방문 행사비가 아니라 공공임대 홍보 관련 전체 예산이다.
이 중 약 4000만원은 화성동탄 행복주택 전용면적 41㎡와 44㎡ 모델하우스 두 곳을 운영하기 위해 가구를 임대(3300만원)하고 배송·설치·인건비 등 부대비용(650만원)에 썼다.
비용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관해 LH 관계자는 "임대주택 100만 가구 준공 행사를 기념, 언론에 비쳐질 임대주택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비용으로 이해해 달라"며 "모델하우스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갑자기 지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설명자료에서 "행사 시 방문한 복층형 전용 41㎡와 투룸형 전용 44㎡ 가구는 본보기용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구조 변경이나 인테리어 시공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LH 관계자는 "원래 MC를 섭외해 행사를 크게 하는 식으로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상황상 행사가 대폭 축소됐다"며 "실제 정산금액은 총 4억5000만원에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루 행사에 쓴 돈도 아니다. 공공임대주택 설계 공모대전과 홍보용 영상, 관련자 임금까지 포함된 전체 용역비"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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