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징계’ 결단 앞둔 文…정국은 다시 격랑 속으로

징계위 2개월 정직 처분…‘秋 제청→文 재가’ 형식적 절차 앞둬

尹, 법적 대응 확실시…내년 7월 검찰총장 임기까지 갈등 정국

野, “냉정하게 판단” 정치적 결자 압박…與, 공수처 출범에 속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2개월 정직’이라는 징계 처분이 내려지면서 다시 ‘결단의 공’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결정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문 대통령이 재가를 하면 징계 효력이 발생한다.

징계위는 이날 새벽 4시께 총 18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심의’ 끝에 윤 총장의 6가지 징계 혐의 가운데 4가지를 인정하고 정직 2개월 처분을 확정·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추 장관의 제청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징계 의결서 작성 등 실무 절차를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검사징계법상 법무부 장관의 제청이 있으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해야 한다”면서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검사징계법 23조는 ‘해임·면직·정직·감봉의 경우에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지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국면에서 징계 절차상의 문제는 일단락되는 셈이다.

하지만 정국은 더 큰 혼돈으로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총장이 징계위 결정에 별도의 입장문을 내는 등 법적 대응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 측은 징계처분 취소 행정소송과 곧장 정직 2개월의 효력을 멈출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재가로 징계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부정적 여론 등 정치적 부담은 고스란히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기존 추 장관과의 갈등 양상이 재가 이후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전면전으로 확대된다는 얘기다.

당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처분권자인 문 대통령과 징계 대상자인 윤 총장이 행정법원에서 소송으로 맞서는 모양새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압박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무부 장관이 2개월 정직을 제청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징계 처분을 해야 할 텐데 윤 총장이 바로 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때 대통령의 모습이 과연 어떻게 보이겠느냐”면서 “대통령과 검찰총장이 서로 맞대고 소송하는 모습이 어떻게 비칠 것인지를 문 대통령이 냉정한 판단으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오는 18일 회의를 열고 공수처장 후보 의결 절차에 돌입한다.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로 의결 정족수가 기존 7명 중 6명에서 5분의 3인 5명으로 줄면서 국민의힘 몫인 2명이 반대해도 후보 추천은 가능하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직 총장이 중징계를 받은 것은 검찰 내부의 과제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개혁을 왜 해야 하는지 분명해졌다”면서 “우리는 검찰개혁을 지속할 것이며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