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훙(邱國洪) 전 주한 중국대사가 한·중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추 전 대사는 한·중 양국이 밀월기를 지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충돌하는 등 부침을 겪는 와중에도 가교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7일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베이징 대사관저에서 추 전 대사에게 광화장을 수여했다.
광화장은 국권 신장과 우방과의 친선에 공헌이 뚜렷한 외국인에게 수여되며, 수교훈장 5등급 중 가장 높다.
2014년 2월 부임한 추 전 대사는 지난해 말까지 6년간 한국에 머물렀는데 이는 장팅옌(張庭延) 초대 한국대사에 이어 둘째로 긴 재임 기간이다.
추 전 대사가 부임했을 때 한·중 양국은 밀월 관계를 자랑했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톈안먼 망루에 올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을 참관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부터 한반도 내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간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추 전 대사도 "중국은 사드 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사드 배치는 기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라며 "이는 지역 균형을 깨고 대립과 긴장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강한 어조로 반대했다.
결국 2017년 4월 경상북도 성주에 사드 장비가 전격 배치되자 양국 관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양국 간 정치·경제·사회적 교류도 급격히 위축됐다. 이 와중에 추 전 대사는 한·중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지 않도록 중재하는 데 힘썼다.
추 전 대사는 지난해 말 이임 인사를 통해 "한국에 재임한 5년 10개월 동안 양국 관계는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크게 봤을 때 많은 발전을 이뤘다"며 "사드 문제도 공동의 노력으로 보다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중국에 돌아가서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청두를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공항에서 만난 추 전 대사와 포옹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사의(謝意)를 표했다.
한편 1957년생인 추 전 대사는 상하이에 태어나 상하이외대를 졸업한 뒤 1981년 외교부에 입부했다.
1983년 주일본 대사관 발령을 시작으로 일본에서만 3차례에 걸쳐 15년간 근무했다. 이후 아주사(司·국) 부사장과 주네팔 대사, 대외안전사 사장을 거쳐 2014년 주한 대사에 임명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